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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이 최강 한파는 어디서 왔나...

아리마대 사람 2018. 1. 25. 11:43

요즘 날씨가 참 춥다. 참으로 춥다.

기온이 낮아서 출근길에 가방 든 손을 외부에 노출시킨 채 걷다보면 채 몇십 미터를 걷기도 전에 손등의 피부는 곧 살이 에이는 느낌을 갖게 될 뿐 더러 길을 걸을 때 바람이라도 한번 마주치고 나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아, 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 날씨에 대한 신문의 표현도 '최강 한파'부터 '미친 추위'라는 원색적 표현까지 이르고 있다.

"산책마친 반려견의 침이 고드름 됐다"는 등 경악스러운 올 겨울 추위를 묘사하는 SNS에 대한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고, 이 추위를 묘사하는 개인들의 표현도 '손·얼굴이 찢어지는 느낌', '살이 찢어지는 느낌', '귀가 썰어지는 느낌'에까지 이르고 있다.

2018년 1월 24일 수요일 밤 11시,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기상청의 현재 기온은 다음과 같다.

현재 기온분포만 보더라도 요즘 아이들이 많이 쓰는 "이거 실화냐?"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제주도까지 영하 1.6도의 기온이라니.

2018년 1월 24일 수요일, 오늘 서울은 2016년 1월 23일 이후 만 2년 만에 한파 경보가 내려졌고, 낮 기온이 영하 10.3도에 머물면서 7년 만에 최강 추위를 기록했으며, 초속 4미터의 강풍이 불면서 체감 기온은 훨씬 더 낮았다고 한다.

이처럼 강한 한파가 몰아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상공서 찬 공기를 가둬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영하 40도에 달하는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흘러 내려왔기 때문이며, 여기에 러시아 우랄산맥 부근서 발달하는 고기압이 강한 북서풍에 따라 찬 공기를 우리나라로 밀어 넣는데다, 일본 동쪽에 위치한 또다른 고기압 장벽이 찬 공기를 빠지지 못하게 가두고 있는 '블로킹 현상'때문이라고 한다.

기상학적으로는 한파현상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이러한 기상현상이 생긴 원인은 무엇일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최저기온을 찾아보니 서울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다.

17일: 2.4℃

18일: 0.3℃

19일: -2.5℃

20일: -1.0℃

21일: -3.7℃

22일: -5.3℃

23일: -14.6℃

24일: -16.3℃

마치 봄이 가까이 온 듯 싶게까지 느껴지던 날씨가 왜 23일부터 최저기온이 9.3도나 떨어지면서 갑자기 한파로 바뀐 것일까...

이 추운 날씨를 몰고 온 북쪽바람은 도대체 무엇일까...

23일 무렵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

...

21일과 22일, 1박 2일에 걸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과 북측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이 방문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공연을 위한 공연장소를 점검한다는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21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기도 파주의 남북 출입국 사무소를 거쳐 서울역에서 ktx 편으로 강릉역에 도착하여 강릉아트센터를 점검하고, 22일에는 서울로 와서 잠실학생체육관, 장충체육관, 남산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등의 서울공연 후보지를 살펴보고, 이후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환송 만찬에 참석했다고 한다.

북한공연단이 방문하고, 서로 간의 방문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남북 간의 교류가 증가하고, 상호 이해와 우호가 증진되어 마침내 평화가 정착되고 평화통일에까지 이르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현실은 불과 얼마 전까지 북한의 핵실험에 전쟁위기가 급속도로 고조되었다는 것이다. 현실은 지금도 그 위기상황이 전혀 나아진 바가 없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완성을 향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스스로 선언한 바와 같이 핵무기 확보에 생존권이 걸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생각한다면, 예술공연단의 공연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어쩌면 우리의 정신을 분산시키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상황을 이끌어가기 위한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마치 평화의 사절을 대하듯이 상세한 일정을 보도하고, 무엇을 입었는지, 무엇을 신었는지,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지, 어디서 잤는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를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송월이 대답을 하지 않자 북한 일행을 경호하던 국정원 관계자가 "불편해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마라"고 기자들을 제지했다는 기사까지 보게 되니... 당혹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러한 보도내용과 보도태도를 보노라면 본질은 잊어버린 채, 겉으로 보여지는 제스처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히스기야왕 때의 사건의 기록이 떠오른다...

병이 들어 죽게 된 히스기야 왕은 통곡하며 기도하였고, 이를 들으신 하나님께로부터 15년의 수명 연장과 함께 앗수르 왕의 손에서 보호해 주시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이 약속의 증거로서 해 그림자가 뒤로 십 도를 물러가는 기적을 보았다.

그런데, 이 좋은 때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사야 39:1-8)
1 그 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 왕 므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 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히스기야에게 글과 예물을 보낸지라

2 히스기야가 사자들로 말미암아 기뻐하여 그들에게 보물 창고 곧 은금과 향료와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에 있는 것을 다 보여 주었으니 히스기야가 궁중의 소유와 전 국내의 소유를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는지라

3 이에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나아와 묻되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어디서 왕에게 왔나이까 하니 히스기야가 이르되 그들이 원방 곧 바벨론에서 내게 왔나이다 하니라

4 이사야가 이르되 그들이 왕의 궁전에서 무엇을 보았나이까 하니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그들이 내 궁전에 있는 것을 다 보았나이다 내 창고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 보물이 하나도 없나이다 하니라

5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이르되 왕은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6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7 또 네게서 태어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

8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이른 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 하고 또 이르되 내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 하니라


글과 예물을 들고온 사자들이 평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문화공연단이 평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보물창고와 무기고를 비롯한 궁중의 소유와 국내의 소유를 모두 보여주는 것이 평화를 위한 발걸음은 아니었다.

뜬금없는 문화공연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이 상호 이해와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아닐 수 있다.

거짓 평화와 거짓 화친에 속는다면, 그 어리석음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게 된다.

21일과 22일, 그 1박 2일이 지난 후, 23일부터 시작된 이 최강 한파가 북극으로부터 왔음을 떠올리며, 이 차가운 바람은 거짓 평화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정신차리라는 알람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아무튼, 참으로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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