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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41. '예배용 찬송'과 '집회용 찬송'은 다른 것인가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2. 23. 19:15

▒ 예배 시간에 부르기에 적합한 찬송은 따로 있나요? 아니면 아무 찬송이나 불러도 상관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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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라는 말로 시작하는 노래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이 노래가 얼마나 유행했던지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를 틀면 예외 없이 이 노래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세 살 정도 되는 여자 아이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이 노래를 유창하게 불렀는데, 사회자가 누구에게 배웠느냐고 물으니까 '엄마한테 배웠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왜나하면 이 노래의 가사가 "오늘 처음 만난 당신이지만...헤어지면 남이 되어 모른 척하겠지만... 좋아해요 사랑해요 그대 위해서라면 다 줄게요"하는 식의 극도로 퇴폐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엄마라면 어떻게 이처럼 퇴폐적인 노래를, 남도 아닌 자기 딸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기 이전인 어린아이에게 말입니다. 제 짐작에는 이 노래의 시작 부분이 재미있는 말로 되어 있고 리듬이 경쾌하니까, 다시 말해 전체적으로 '그냥 분위기가 좋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어린 딸에게 가르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행위입니다. 노래는 내용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반복하는 동안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찬송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여서, 하나님이나 예수님의 이름을 넣어서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모두 다 찬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가사가 정확히 하나님을 향하고 있어야 하고, 그 내용이 하나님의 속성과 행하신 지극히 위대하신 일을 노래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야 합니다.
한동안 한국교회에서 많이 불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나 "너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 등의 찬송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배에서 결코 불려서는 안 될 노래입니다. 그러나 예배가 아닌 그리스도인의 친교 모임이나 전도집회 등에서는 얼마든지 불려도 무방합니다.
찬송가 520장(통 257장)은 "듣는 사람마다 복음 전하여 복스러운 소식 두루 퍼치세 사람 있는 곳에 전할 소식은 어느 누구나 오라 어느 누구나 주께 나오라 어서 와서 주의 말씀 들으라 하늘 아버지가 오라 하시니 어느 누구나 오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사를 읽어보면 찬송의 대상이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00장(통 258장) " 물 건너 생명줄 던지어라", 502장(통 259장) "빛의 사자들이여 어서 가서...주의 진리 모르는 백성에게 복음의 빛 비춰라", 496장(통 260장) "새벽부터 우리 사랑함으로써 저녁까지 씨를 뿌려봅시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송영 찬송인 찬송가 2장(통 2장)의 가사는 "찬양 성부 성자 성령 성삼위일체께 영원무궁하기까지 영광을 돌리세 영광을 돌리세"입니다. 이 가사는 끝 부분이 "돌리세"로 끝남으로써 찬송의 대상을 하나님이 아닌 사람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돌리세'가 아닌 '돌리네'나 '돌립니다'로 했으면 찬송의 수납자가 하나님이 되는 좋은 찬송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지적한 찬송들은 단지 예에 불과합니다. 우리 찬송가에도 이런 찬송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찬송들은 전도집회나 신앙간증집회, 경건회 등에서는 얼마든지 불러도 좋지만, 적어도 주일낮예배에서 부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주일예배는 공동체가 하나님의 면전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 반면, 전도집회나 부흥회 등 각종 집회는 그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배학적으로 볼 때, 주일 공예배에서는 온전히 삼위일체 하나님께 찬송과 감사를 드리는 내용의 찬송을 부르는 것이 옳습니다. 특히 그 가사가 하나님의 인격과 속성, 그리고 인류 구원을 위해 그분께서 행하신 위대한 업적을 노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초대교회가 부르던 '마그니피카트'나 시므온의 찬가'(누가복음 2:29-32에 기록된 찬송으로서 시므온이 아기 예수님을 안고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하는 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찬송 역시 초대교회 때부터 예배에 사용되었습니다.) 등의 찬송들은 모두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마그니피카트'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마음이 나의 구세주 하나님을 기뻐합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으니 진정 이제부터 천추만대에 나를 복되다 할 것입니다. 강하신 분께서 제게 큰 일을 행하셨으니 그분의 이름 거룩하십니다. 그분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구원의 자비를 베푸십니다. 그분의 팔로 위력을 나타내시어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세도 부리는 자들을 그 지위에서 내치시고 마음이 빈 사람들을 높이셨습니다. 굶주린 자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자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주께서 약속하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주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에게 영원토록 자비를 베푸십니다.(눅 1:46-55)

위의 가사에서 보듯이, 이 찬송은 하나님의 인격과 업적을 노래하되 하나님을 '대면'하여 '고백'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존칭형 어미로 끝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것이 예배 찬송의 올바른 모델입니다. 하나님을 올바르게 칭송하는 찬송의 또 다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이여, 거룩하고 전능하신 이여, 거룩하고 영원하신 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신께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있나이다. 아멘. 거룩하신 하나님이여, 거룩하고 전능하신 이여, 가룩하고 영원하신 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이 찬송은 성경 본문으로부터 가사를 직접 따오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의 거룩하시고 영원하시고 전능하신 속성을 칭송하되 하나님을 직접 대면하여 칭송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찬송들이 불릴 때에 그 예배에서는 하나님의 위엄과 거룩하심이 뚜렷하게 강조되며 '하나님 경외'가 잘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말 찬송가에도 이러한 찬송가들이 있습니다.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여 이른 아침 우리 주를 찬송합니다 거룩 거룩 거룩 자비하신 주여 성삼위일체 우리 주로다"(8장, 통 9장)라는 찬송이나 "예수 우리 왕이여 이곳에 오셔서 보좌로 주여 임하사 찬양을 받아 주소서 주님을 찬양하오니 주님을 경배하오니 왕이신 예수여 오셔서 좌정하사 다스리소서" 등의 복음송은 얼마나 아름다운 찬송인지 모릅니다. 이런 찬송들을 부를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 예배를 기뻐하십니다.
예배 찬송은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개인적 체험이나 깨달음보다 성경에 있는 복음적 내용을 가사로 한 것이어야 합니다. 즉 삼위일체 하나님의 인격과 속성, 그리고 그분께서 행하신 구원의 전능하신 행위를 내용으로 한 찬송이어야 합니다. 둘째, 1인칭 복수대명사를 사용한 찬송, 즉 '나'나 '저'보다는 '우리'나 '저희' 라는 말을 사용한 찬송이어야 합니다. 이는 예배의 공동체적 성격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셋째, 직접화법의 존칭형 어미를 사용한 찬송이어야 합니다. '~하리'로 끝나는 시적인 표현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합니다' 또는 '~하나이다'로 끝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배는 지금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드리는 것이므로 직접화법이 더 적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범주에 들지 않는 찬송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러한 찬송 중에도 많은 감화와 감동을 주는 찬송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찬송들은 예배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집회, 예를 들면, 간증집회나 전도집회, 부흥회, 구역예배 등에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는 예배와 집회의 차이를 구분하고 거기에 맞는 찬송을 부를 만큼 성숙한 교회와 성도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