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삶의 모습

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 "10대 때 접한 마약, 25년 못끊어…폭력·노숙·극단 선택까지"

아리마대 사람 2023. 4. 14. 15:30

"정신병원 입원해도 못 끊어…가족도 포기"
교도소 들락, 당뇨병까지…몸부림 끝에 단약 성공
"담배처럼, 마약 위해성도 가르쳐야"

중학교 시절의 가출, 뒤이은 탈선 속에 접한 마약은 그의 청춘을 옥죄고 비틀었다. 마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25년 동안 그는 마약을 구할 돈을 마련하려 폭력을 저지르고, 교도소를 들락거리고, 병을 얻은 몸으로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고, 자살을 두 번이나 시도했다.
나락까지 떨어진 삶. 단단히 마음먹고도 5년을 몸부림 친 끝에야 마약을 '끊었다'. 이후 20년 넘게 마약 중독자의 재활을 돕고 있다. 박영덕(59)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의 인생 얘기다.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10대 마약사범들에 꼭 들려주고 싶은 얘기기도 하다.

"정신병원 입원해도 약 못 끊어…극단 선택까지"

박영덕 센터장은 "중학교 때 집 나와서 마약을 접했는데, 약을 하다보니 사람 역할을 못하게 되더라"며 "돈을 구하려 남을 속이고, 수배가 내려지고, 도망을 다니고, 교도소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정상적인 직업을 갖지도 못했고, 군대도 못 갔다"고 했다. 이어 "처음엔 '살고 싶은대로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끊으려고 해도 끊어지지가 않더라"며 "내 탓도 하지만 가정 탓, 남 탓, 사회 탓, 나라 탓을 하게 됐다"고 했다.

망가진 몸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간 건 30살 즈음이었다. 그는 "가족 입장에선 정신병원 입원이 최선이었는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약을 끊을 수가 없었다"며 "당뇨병은 심해지고 집에서 포기한 상태가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국 홀로 남아서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두 달 정도 했는데… 몸이 안 좋아서 꼼짝없이 바닥에 누워있던 내게 다른 노숙인이 급식 식판을 건네던 손을 잊을 수 없다, 안 먹겠다고 내팽개쳤지만 다음날 또 밥을 내밀어줬다"고 돌이켰다.

39살, 마약을 끊으려 중독재활센터를 찾아갔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마약을 않겠다고 결심해도 노력과 의지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마약을 하면 정신적인 문제가 생겨 우울증이 온다, 자살을 선택하게 되고 나를 살려준 의사를 원망하고 또 나가서 마약을 했다. 그렇게 5년 동안 몸부림쳤다"고 했다.

청춘 지고, 병 얻은 뒤에야 단약 "예방·치료 필요"

마침내 그는 단약에 성공했다. 밥을 해먹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는 등 재활센터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이뤄냈다. 그는 "매일 씻고 닦다 보니 신체를 떠나 제 마음도 닦이고 선해지는 것 같았다"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지게 하는 게 단약의 방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청춘은 이미 다 지나가버렸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일하면서 마약을 접한 청소년들을 만나게 될 때, 그의 마음은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 센터장은 "나이 어린 층을 상담하다보면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 '하지 말아라'하면 잔소리처럼 여기고, 경각심보단 '한번쯤 우리끼리 어때' 이런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약 중독의 위험성을 처절하게 느낀 당사자이자, 중독재활센터장으로서 그가 강조하는 건 예방교육과 치료 강화다. 박 센터장은 "유치원에서도 '담배냄새 싫어요'를 가르치는데, 왜 마약의 위험성은 가르치지 않을까"라며 "경각심을 줄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보통사람들은 마약이 병이란 걸 모르고 범죄 취급하지만, 마약 중독은 평생 짊어지고 가는 병"이라며 "(마약사범을) 검거한다고만 하면 오히려 숨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수 있다', '언제든지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야 하고, 치료와 회복을 위한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의지'를 벼려야* 한단 점도 당부했다. 박 센터장은 "전과 10범 넘는 사람도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학원에 가서 자격증 따고 재활하니 10년 뒤 식당 차렸다고 연락오더라, 결혼 청첩장을 보내기도 했다"며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기 문제를 냉정히 바라보면서 의지를 다지고 주위 도움을 받으면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벼리다: 1. 무디어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2. 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
연예인들의 마약복용이 뉴스가 된지는 이미 꽤 시간이 흐른 것 같고, 최근에는 학원가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나누어준 음료에 마약이 들어있다는 것이 발각되어 사회문제가 되었다. 마약이 사회 저변에 퍼져있고, 마약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닌 현실이 드러나면서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청정지대가 아니라는 뉴스가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다.
마약을 직접 경험한 분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너무나 익숙한... 어쩌면 심지어 친숙한 말을 접하게 되었다.  
"경각심보단 '한번쯤 우리끼리 어때' 이런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다"
 
안 좋은 일의 시작은 대부분 이와 같은 생각이 동기가 된다.
'딱 한번만'을 핑계로 삼고, '우리끼리 어때'를 통해 심적인 안정을 찾는다.
이후에 '딱 한번만' 해보기로 했던 '우리'들은 '어떻게' 되냐면...
되돌아오기 어려운 다리를 건너게 되고, 돌이키기 어려운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다.
 
지금과 같은 세상 속에서 '한번쯤 우리끼리 어때'라는 생각이 퍼질 것을 우려해서일까... 아니면 당시에도 '한번쯤 우리끼리 어때'라는 생각이 퍼져있었던 까닭일까... 데살로니가서에는 이에 대한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데살로니가전서 5:21-22)
21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22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
 
좋은 것을 취하기에도 부족한데, 악을 취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악은...
그것이 딱 한번만 행하는 악일지라도...
그것이 우리끼리만 아는 악일지라도...
그것이 '이 정도면 어때?'라고 생각될 만큼 사소한 것일지라도...
버려야 한다.
'한번쯤 우리끼리 어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한쪽 발을 악에 담근 것이다.
 
(창세기 3:1-6)
1 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2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3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4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5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6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먹음직 했고, 보암직 했고, 먹으면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했던 것...
선악과가 그러했다. 선악과가...
그리고 그 결과는...
 
(창세기 3:7-19)
7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8 그들이 그 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
9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10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
11 이르시되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12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13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이르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14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가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을지니라
15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16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17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의 열매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18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19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