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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블랙홀 사진을 보며...

아리마대 사람 2019. 4. 21. 22:24

우리나라 기준 2019년 4월 10일 밤 10시에 블랙홀의 사진이 공개되었다.

최초의 블랙홀 사진이라면서 공개 전부터 떠들썩했는데, 공개된 것은 영화나 그래픽으로 접해오던 블랙홀과는 좀 다르게 생긴, 어쩌면 실망스러울만치 단순해 보이고 흐릿하게 보이는 '사진'이었다. 실은, 사진이라기보다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이미지 처리한 그림이라고 말하는 편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보도된 내용들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연구단'이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그림자 이미지를 공개했다.

- 세계 각국의 전파망원경 8개를 연결하여 지구의 지름만큼 큰 렌즈를 가진 가상망원경을 구성하고 이를 이용하여 관측했다.

- 연구단은 수차례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 어두운 지역을 발견했다.

-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져 있고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는 약 380억㎞ (처음에는 160억km로 보도되었으나 후에 정정됨), 블랙홀의 그림자는 이보다 2.5배 정도 큰 950억㎞(처음에는 400억㎞로 보도되었으나 후에 정정됨)로 관측되었다.

- 거대 질량 물체가 시공간을 왜곡시킨다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시각적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마치 처음 확인된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이미 블랙홀 제트의 관측을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한 바 있다. 별과 같은 대량의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블랙홀 주변에 매우 빠르게 회전하는 원반이 만들어지며, 이에 따라 마찰에너지가 급격히 발생하여 온도가 1억도 이상까지 급격하게 상승하게 됨으로써 X선이 분출되는데, 이것이 블랙홀 제트이다. 3개의 망원경이 서로 다른 3종류의 파장을 이용하여 지구로부터 1300만 광년 떨어진 켄타우루스A 은하 중심부를 좔영하고 이를 합성하여 만든 이미지를 통해 양극 방향의 엑스선 제트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거대한 블랙홀의 존재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동안 아인슈타인의 이론 자체가 여러가지의 관측을 통해 신뢰를 얻어왔음을 생각할 때, 블랙홀의 사진은 실제적인 측면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이번에는 5500만광년 거리의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었으니 조만간 보다 선명한 블랙홀의 사진, 보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블랙홀의 사진을 보게 될 것이다. (보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블랙홀도 있는데, 왜 멀리 위치한 것의 사진을 먼저 보여준 것인지...)

 

이번 보도에서도 많이 언급되었지만, 블랙홀과 관련된 용어 중에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사건의 지평선이란 그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 그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계면을 가리킨다. 매우 큰 질량이 붕괴되어 부피가 매우 작아진 것을 블랙홀의 개념으로 이해할 때, 그 주변에는 중력이 매우 커져서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경계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사건의 지평선이다. 아인슈타인의 개념에 따르면 중력은 시공간의 곡률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해석되는데, 이 곡률로 인한 구덩이가 매우 깊어서 빛이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이의 입구가 사건의 지평선인 셈이고, 이번에 촬영된 블랙홀 사진 가운데 나타난 검은 원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다. 빛이 빠져나올 수 없다보니 검은 원으로 나타난 것이다.

인류 최초의 블랙홀 사진이라고 하여 떠들썩한 와중에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개념을 잠시 떠올리다보니...이 개념이 마치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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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지평선은 그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 그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계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내부의 중력에 의해 외부의 물질은 그 내부로 들어갈 수 있으나, 내부의 물질은 외부로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이를 생각해볼 때 블랙홀은 마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죽음의 정의와도 같다. 마지막 호흡을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한다면, 이를 경계로 하여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외부의 '삶'과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내부의 '죽음'으로 구분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외부에서 볼 때,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내부는 그저 검은 원일 뿐이다. 마지막 호흡의지평선 내부에 관해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계면'이라는 정의는 누가복음에 기록된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사건의 지평선 외부의 이야기: 여기서는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외부의 '삶'을 이야기한다.

(누가복음 16:19-21)
19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기더라
20 그런데 나사로라 이름하는 한 거지가 헌데 투성이로 그의 대문 앞에 버려진 채
21 그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서 그 헌데를 핥더라

 

사건의 지평선: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누가복음 16:22)

22 이에 그 거지가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도 죽어 장사되매

 

사건의 지평선 내부의 이야기와 구조: 여기서는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내부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죽음 가운데에 존재하고 있지만, 부자와 나사로는 건너갈 수 없는 큰 구렁텅이를 사이에 두고 분리되어 있으며 그 거리는 '멀리' 보이는 거리이다. 부자는 불꽃 가운데서 괴로워하지만, 나사로는 아브라함의 품에 있다.

(누가복음 16:23-26)

23 그가 음부에서 고통중에 눈을 들어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품에 있는 나사로를 보고
24 불러 이르되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괴로워하나이다
25 아브라함이 이르되 얘 너는 살았을 때에 좋은 것을 받았고 나사로는 고난을 받았으니 이것을 기억하라 이제 그는 여기서 위로를 받고 너는 괴로움을 받느니라
26 그뿐 아니라 너희와 우리 사이에 큰 구렁텅이가 놓여 있어 여기서 너희에게 건너가고자 하되 갈 수 없고 거기서 우리에게 건너올 수도 없게 하였느니라

 

사건의 지평선의 정의: 부자가 마지막 호흡의 지평선 내부인 '죽음' 가운데에서 그 외부인 '삶'에 영향을 줄 수 있기를 원했으나, 이것은 허용되지 않는 경계면임이 명백하게 나타나 있다. 

(누가복음 16:27-31)
27 이르되 그러면 아버지여 구하노니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소서
28 내 형제 다섯이 있으니 그들에게 증언하게 하여 그들로 이 고통 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
29 아브라함이 이르되 그들에게 모세와 선지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들을지니라
30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만일 죽은 자에게서 그들에게 가는 자가 있으면 회개하리이다
31 이르되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

 

블랙홀이 우주를 기술하는 방정식을 풀 때 특이해로서 구해지며, 이런 수학적 개념이 시공간의 특이점으로서 '실재'하는 것처럼, 이 세상에서 살가는 인생방정식의 특이해로서 인식되는 죽음도 우주적 생명의 특이점으로서 '실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빛이 파동이자 입자이듯이 죽음도 추상적인 개념이자 실재적인 개념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죽음 그 자체도 결국은 멸망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15:26)

26 맨 나중에 멸망 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

 

(요한계시록 20:14)
14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져지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이라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차용하면, 사망이 '소멸'된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사망은 아담과 하와의 범죄 이후로 모든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을 유지해 가겠지만, 비록 겉보기 영향력은 유지되더라도 그 영향력에는 종말이 있다는 것이다.

물리학으로부터 한가지 용어를 더 차용해서 표현하자면, 사망의 현재 상황은 '붕괴'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사망의 붕괴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마태복음 28:5-6)
5 천사가 여자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너희는 무서워하지 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너희가 찾는 줄을 내가 아노라
6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 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가 누우셨던 곳을 보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절대적으로 간주되어 온 사망의 영향력, 곧 그 권세가 깨어졌기 때문이다.

 

(로마서 6:9)

9 이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으매 다시 죽지 아니하시고 사망이 다시 그를 주장하지 못할 줄을 앎이로라

 

사망이 영향력이 끝난 후, 곧 사망이 소멸된 이후에는 더 이상 사망이 없게 된다.

 

(요한계시록 21:3-4)
3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4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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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본다.

우주에서의 현상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자연의 현상들이 방정식으로 기술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만물이 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명백하게 규칙을 부여한 분이 계신다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수학을 통해서 예측한 결과들이 실재한다는 것이 밝혀진고 있다. 방정식의 해로써 구해진 블랙홀이 실재로 존재한다는 것도 그러한 확인 작업의 하나이다. 또한, 만물에 존재하는 규칙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잠자리에 들 때, 내일 아침 내가 호흡을 유지하고 눈을 떠서 새 날을 맞이할 것이라는 확신보다는 밤이 지난 후, 아침에 동쪽에서 해가 떠오를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신이 보다 더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실일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 규칙과 질서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 상에서의 우리의 삶이 유지, 발전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놀라운 것은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가 하나님의 시간표, 즉 하나님의 절기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이다. 성경의 말씀들이 흔들림없이 이루어져 왔고,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물의 규칙과 더불어 이것은 하나님의 완전무결한 공의를 잘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점을 볼 때, 하나님은 참으로 믿음직한 분이심을 보여주고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만물의 규칙을 보면서도 그것은 우연에, 우연에, 우연을 거듭한 결과라고 생각하여 모순에, 모순에, 모순을 반복하며 우연을 설명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블랙홀의 사진이 상기시켜 준 새 예루살렘 성...

천상병 시인이 '귀천'에서 썼듯이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사망마저 소멸된 그 곳에서 하나님의 빛 가운데 살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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