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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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성령의 일하심 (1)

아리마대 사람 2021. 11. 16. 13:44

일곱 집사 중 한 명인 스데반이 돌에 맞아 처형된 후 예루살렘의 교회는 큰 핍박을 겪게 되었다. 예루살렘 교회의 성도들은 뿔뿔이 흩어졌는데, 일곱 집사 중의 또다른 한 명인 빌립은 사마리아로 가서 예수님을 전하게 되었다. 성공적으로 복음을 전하던 중 사도행전 8:26-39에 기록된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주의 사자가 빌립에게 말하여 이르되 "일어나서 남쪽으로 향하여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 하니 그 길은 광야라. 일어나 가서 보니 에디오피아 사람 곧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모든 국고를 맡은 관리인 내시가 예배하러 예루살렘에 왔다가 돌아가는데 수레를 타고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읽더라. 성령이 빌립더러 이르시되 "이 수레로 가까이 나아가라" 하시거늘 빌립이 달려가서 선지자 이사야의 글 읽는 것을 듣고 말하되 "읽는 것을 깨닫느냐" 대답하되 "지도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깨달을 수 있느냐" 하고 빌립을 청하여 수레에 올라 같이 앉으라 하니라. 읽는 성경 구절은 이것이니 일렀으되 "그가 도살자에게로 가는 양과 같이 끌려갔고 털 깎는 자 앞에 있는 어린 양이 조용함과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그가 굴욕을 당했을 때 공정한 재판도 받지 못하였으니 누가 그의 세대를 말하리요 그의 생명이 땅에서 빼앗김이로다" 하였거늘 그 내시가 빌립에게 말하되 "청컨대 내가 묻노니 선지자가 이 말한 것이 누구를 가리킴이냐 자기를 가리킴이냐 타인을 가리킴이냐" 빌립이 입을 열어 이 글에서 시작하여 예수를 가르쳐 복음을 전하니 길 가다가 물 있는 곳에 이르러 그 내시가 말하되 "보라 물이 있으니 내가 세례를 받음에 무슨 거리낌이 있느냐" (없음) 이에 명하여 수레를 멈추고 빌립과 내시가 둘 다 물에 내려가 빌립이 세례를 베풀고 둘이 물에서 올라올새 주의 영이 빌립을 이끌어간지라 내시는 기쁘게 길을 가므로 그를 다시 보지 못하니라.

 

① 성령은 빌립에게 "일어나서 남쪽으로 향하여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까지 가라"고 명령한다.

② 빌립은 이에 순종하여 "일어나 가서 보"았다.

③ 빌립은 이사야의 글, 곧 성경을 읽고 있던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를 만났다.

④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주었다.

 

이 과정은 성령님의 완벽한 연출에 따른 것이다. 정확한 시기와 장소에 빌립과 내시를 만나게 하셨다. 내시는 이미 이사야서를 알고 있었고, 빌립을 통해 내시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이 준비하신 이야기를 완성했다.

 

세례를 받은 최초의 아프리카인인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의 이야기와 매우 유사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다.

 

우리나라에 포교의 문이 열리기 전에 존 로스라는 스코틀랜드 출신 선교사가 중국 선교를 위해 만주에서 사역하고 있었다. 몸이 아파 1년 정도 쉬면서 중국 여행을 하다가 만주 땅, 지금의 단동인 고려원에 도착한 로스는 건너편 반도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고 2천만 명이 산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그 미지의 나라에 복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교본부에 연락하여 조선 선교를 자원했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그 당시 조선은 선교사가 들어갈 수 없는 위험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1874년 9월 어느 날, 로스는 용기를 내어 국경마을인 신의주 건너편 고려문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강경한 조선의 쇄국정채게 가로막혀 입국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 때 백 씨라는 개성상인이 자포자기한 로스를 찾아와서 양복지를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당시 조선의 개성상인들에게 최고로 수지맞는 장사가 양복지 장사였다. 중국에 가서 양복지를 구해 조선에서 팔면 엄청나게 이윤이 남았고, 그 돈으로 중국에서 또 양복지를 사들여 왔다. 이 개성상인은 로스가 선교사인지도 모른채 스코틀랜드 사람이 와 있다니까 양복지를 얻으러 다짜고짜 찾아온 것이었다.

그때 로스 선교사는 양복지 대신 한문 성경책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그것은 쪽복음인 마가복음서였다. 당시에는 인쇄술이 발달되지 않아 책 자체가 아주 귀하던 시절이었다. 백 씨 상인은 실망스러웠지만 그거라도 받아 왔다.

그 후 로스 선교사는 다시 북경으로 돌아와 제2기 사역을 시작한다. 그러나 조선 선교에 대한 열정이 꺼지지 않은 그는 몇 년 후 선교본부에 다시 허락을 구한다. 그러나 선교본부에서는 절대로 조선 땅에 들어가지 말고 만주에서 문서선교만 하라는 부분적인 승낙을 해주었다. 제너널셔먼호 사건으로 토마스 목사가 순교한 선례가 있던 터라 조선은 아주 고약한 나라로 낙인찍혀 있었다. 로스 선교사는 성경 번역 작업만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만주로 다시 갔다. 그곳에 자리를 잡고 성경 번역 작업에 착수한 로스는 조선말과 중국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조선 사람을 모집하여 중국어 성경을 조선말로 번역하게 하고자 했다.

한편, 양복지 대신 엉뚱한 책을 얻어 가지고 고향인 황해도로 돌아온 개성상인 백 씨는 그 아들 백홍준에게 한자로 된 책이니 읽어 보라며 그 쪽복음을 건네주었다. 아버지에게서 성경을 받아 읽던 백홍준은 말씀이 가슴에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보통 책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백홍준은 더 알고 싶다는 열망을 안고 친구와 함께 중국으로 떠난다. 아버지가 중국에서 얻어온 책이니 혹시 거기 가면 책 전체를 다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괴나리봇짐만 든 채 만주 고려원으로  간 것이다. 거기 거하면서 직업이 필요했던 그들은 두 나라말을 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는 수소문해서 그곳을 찾아가게 된다.

로스 선교사는 조선말 성경 번역 아르바이트 지망생과 면접을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이 조선 친구가 복음을 안다고 하는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몇 년 전 자신이 양복지 대신에 쪽복음을 전해 주었던 바로 그 사람의 아들이 제 발로 찾아온 것이었다. 로스 선교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혔고 백홍준과 그의 친구에게 성경 번역을 맡겼다. 이리하여 그들은 한글로 된 최초의 성경인 로스譯의 번역을 돕게 되었고,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세례를 받는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백홍준의 친구는 우리나라 최초의 세례자가 되었다.

 

① 성령은 로스 선교사에게 조선 선교의 꿈을 품게 하였다.

② 로스 선교사는 성경 번역 작업을 시작한다.

③ 로스 선교사는 쪽복음인 마가복음, 곧 자신이 전해 준 성경을 읽고 더 알고 싶어 하던 백홍준과 그의 친구를 만났다.

④ 그들에게 성경 번역을 맡기고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된 그들에게 세례를 주었다.

 

이 과정은 사도행전 8장의 말씀과 동일한 성령님의 완벽한 연출에 따른 것이다. 정확한 시기와 장소에 로스 선교사와 개성상인 백 씨, 그리고 백홍준과 그의 친구를 만나게 하셨다. 백홍준과 그의 친구는 이미 마가복음을 알고 있었고, 로스 선교사를 통해 그들이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이 준비하신 이야기를 완성했다.

 

세례를 받은 최초의 아프리카인인 간다게의 국고를 맡은 내시의 이야기와 매우 유사한 일이 세례를 받은 최초의 조선 사람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그 때가 언제든지, 그 곳이 어디든지, 그 대상이 누구든지 복음의 전파에는 성령님께서 일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