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24. '예배'와 '집회'의 차이를 설명해 주세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1. 9. 22:15

▒ 예배는 꼭 특정한 형식을 갖춰야 하나요? 그냥 여러 사람이 모여서 찬송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보면 예배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 저는 거리를 다니면서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을 예배라고 할 수는 없나요? 형식 없이 드려지는 예배는 온전한 예배가 아닌가요?
====================================
한국교회의 성도들은 그리스도인들이 모여서 찬송하고 기도하고 성경을 보면 모두 예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배의 요건은 이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과 초대교회의 문헌을 보면, 본래 예배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성경봉독과 설교, 그리고 기도가 주축이 되는 '말씀 예전'이고, 2부는 떡과 포도주를 앞으로 가져와 바치는 봉헌, 그것들을 인한 감사기도, 그리고 떡과 잔에 참여함으로 구성되는 '성만찬 예전'입니다. 이 두 예전은 그 기원이나 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먼저 말씀 예전에 관한 이름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로마 가톨릭에서 이는 '전(前)미사'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이 예식 다음에 나오는 성만찬 예식을 '미사'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즉 미사 앞에 나온다는 뜻으로 '전미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전 성만찬'이라는 이름은 성만찬 앞에 나온다는 뜻으로 전미사와 같은 의미입니다. '예비자의 예배'는 그 뒤에 나오는 '신자들의 예배'라는 이름과 대칭적인 의미로 초대교회에서 널리 쓰였습니다. 그 밖에 '모임의 예배' 또는 '비성만찬 예배'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예배의 후반부인 '성만찬 예전'에도 다양한 이름이 있습니다. 먼저 신약성경은 '떡을 뗌'으로 표현했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름은 '감사례'이며, 보수적 개신교 진영에서는 '주님의 만찬'이라고 부릅니다. 가톨릭에서는 '미사'라고 부르며, 성공회에서는 주로 '거룩한 교제'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신자들의 예배'라는 이름은 초대교회에서 널리 쓰였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위에 기록된 이름 모두 주일낮예배를 지칭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주일 낮에는 주로 '말씀 예전'과 '성만찬 예전'으로 구성된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들이 붙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예배의 구조는 현대의 교회에서 대부분 회복되었습니다. 예컨대 미국 장로교회의 예배서인 『공동예배서』에 보면, 주일 낮예배는 '들음에서 행함으로', '선포에서 감사로', '말씀에서 식탁으로' 진행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나오는 들음, 선포, 말씀은 말씀 예전을, 행함, 감사, 식탁은 성만찬 예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예배학적으로 가장 쉽고 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주일낮예배는 '말씀과 성만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예배'이고, 그 외 주중에 행해지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에는 '성만찬'이 없기 때문에 '집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의 개신교회가 매주일 성만찬을 거행하지 않기 때문에 성만찬이 없는 예배를 모두 '집회'라고 구분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준, 즉 예배의 정의를 가지고 예배와 집회를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독교 예배를 지칭하는 용어가 많이 있지만 예배학에서 가장 중립적으로 쓰는 용어는 '리터지'(Liturgy)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의 백성들'이라는 단어인 '라오스'와 '공공의 부역'이라는 뜻은 지닌 단어 '에르곤'의 합성어입니다. 그러니까 예배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여서 하나님을 위해 일을 하는 행위'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혼자서 하는 찬양이나 기도의 행위는 예배의 범주에 들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하나님을 위해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찬양과 감사와 영광과 존귀를 바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 기준에 따르면, 주일낮예배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주님이 부활하신 날에 모여서,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행하신 위대하신 일을 찬송하고 감사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예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주중의 모임이나 다른 집회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모여서 찬송과 기도와 말씀을 보기는 하지만 어떤 주제를 가지고 가르치거나, 믿음을 강화하기 위해 격려하거나, 특정한 소원을 빌기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예배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간증집회나 전도집회 등은 모두 예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예배학에서는 이러한 모임들을 '집회'라고 부릅니다. '그리스도인의 모임'이라는 뜻이지요. 추도식이나 임직식, 회갑이나 출판 감사 등을 위해 행하는 예식도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집회는 매우 광범위한 표현이고 그중에서 특정 요건을 갖춘 모임만이 예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8년 9월에 개정된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예배·예식서』에서는 주일 낮의 모임을 '주일예배'로, 주일 저녁의 모임을 '주일찬양예배'로, 수요일과 금요일의 모임을 각각 '수요기도회'와 '금요기도회'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예배는 꼭 모여야 하고, 집회는 모여도 그만 안 모여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주님께서는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과 함께 있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당신의 약속대로 우리의 모임에 함께 하시며, 우리가 하는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풍족히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할 수 있는 대로 모이기를 힘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