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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26. 열린 예배를 드리고 싶어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2. 12. 14:23

▒ 전통 예배에는 초신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많고, 사람들의 실행활과 동떨어진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찬송가를 따라 부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현대인에게는 현대적 찬송과 현대적 감각의 열린 예배(현대 예배)를 드리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 열린 예배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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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 사람들의 정서도 달라집니다. 예배는 사람들이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예배자의 문화와 정서를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열린 예배를 포함한 현대 예배들은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지닙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러한 논리만 가지고 현재 행해지고 있는 열린 예배나 현대 예배를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 예배 안에서 무엇이 어떻게 행해지고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열린 예배의 특징은 형식이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기독교적 색채가 나는 순서들을 빼고 밴드의 연주, 보컬, 스킷 드라마 등에 이어 메시지를 선포함으로써 구도자(예배 전통에서 구도자라는 말은 교회에 출석은 하지만 아직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을 가리킵니다)나 현대인들이 흥미를 가지고 계속적으로 예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예배가 가진 장점은 무엇보다도 교회가 불신자들이나 과거 교회 생활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라이트 목사가 말했듯이, 열린 예배는 "잃어버린 백성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나님께서 주신 열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배학적으로 볼 때 열린 예배는 몇 가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것들입니다. 먼저, 열린 예배는 '예배'가 아닌 일종의 '전도집회'라고 보아야 합니다. 가독교의 예배는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계시와 그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는 '이중성'을 지닙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봉사'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린 예배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 두 가지 요건 중 한 가지는 충족이 되는데 다른 한 가지는 충족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열린 예배에서 사람들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 회개하고 결단하는 역사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진정 하나님을 향한 경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거기에서 불리는 찬송이나 메시지는 모두 하나님을 향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새 삶을 찾았네. 여러분도 예수님을 믿고 새 삶을 찾으세요.'하는 식의 노랫말로 된 찬송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열린 예배에서는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봉사와 인간을 위한 인간의 봉사는 있는데, 하나님을 위한 인간의 봉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윌로우크릭 교회의 지도자들 스스로가 주말에 열리는 '구도자 예배'를 '예배'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둘째로, 열린 예배는 '수단으로 전락한 예배'입니다. 예배학적 관점에서 볼 때, 예배는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인 하나님을 대하여 행할 수 있는 최고의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그 자체로서 가치와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예배는 다른 어떤 것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배는 그 자체가 목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열린 예배는 선교적인 관점에서 고안된 예배 형태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계속해서 예배에 나오게 할 수 있을까?'하는 것에 일차적 관심을 둡니다. 열린 예배의 최대 관건은 예배를 통해 어떻게 성공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예배는 복음 전달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될 뿐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될 뿐입니다. 이처럼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한 예배, 사람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예배, 교회의 양적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예배는 온전한 예배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드릴 예배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셋째로, 열린 예배는 회중의 '수동적인 참여'를 더욱 극대화하는 예배입니다. 물론 기존의 전통 예배도 이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어쨌든 회중 참여의 결여는 열린 예배가 가진 큰 취약점 중의 하나입니다. 음악 연주, 드라마 공연, 초대 손님에 대한 인터뷰, 그리고 메시지 등 예배의 모든 행위가 대부분 '무대 위에서' 행해지며, 회중은 그저 의자에 깊숙이 앉아서 이러한 것들을 '감상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예배가 '회중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회중을 위해' 행해집니다. 따라서 회중이 예배에 '참여'한다고 보기보다는 '구경'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좋은 예배는 회중의 '온전하고 의식적이며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예배입니다. 회중의 입장에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예배 그리고 예배의 순간순간마다 무엇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면서 참여하는 예배가 좋은 예배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열린 예배는 아쉬운 점이 많은 예배입니다.
어떻게 하면 열린 예배를 보완할 수 있을까요? 열린 예배가 성공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열린 예배를 계획하는 교회는 먼저 이 예배가 '신자들의 예배'인지 아니면 '구도자를 위한 예배'인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신자들의 예배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신자들'이 그 회중입니다. 여기에서 예배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취하는 응답의 행위가 됩니다. 반면에 구도자를 위한 예배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비그리스도인들이 그 대상입니다. 이들은 '구도자'들이며 다른 말로 하면 교회에 온 '손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을 위한 예배는 신자들을 위한 예배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열린 예배는 먼저 이것을 분명히 한 후에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구도자들을 위한 예배로 방향이 잡히면 그 예배는 철저하게 회중에게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음악과 메시지와 드라마 등 모든 면에서 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계획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예배는 일종의 낚싯바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예배에 참석한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흥미를 갖고 계속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모든 것을 계획해야 합니다. 구도자들이 일단 이 낚싯바늘에 걸린 이후에는 성경공부나 수련회, 그리고 교회의 다른 행사들을 통해 계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둘째, 구도자라고 해도 다 같은 구도자가 아닙니다. 그중에는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있고, 낮은 사람도 있습니다. 연령도 10대부터 70대까지 천차만별입니다. 그들의 경제적 수준이나 문화적 차이 등 고려해야 할 점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므로 열린 예배를 계획하는 교회는 먼저 그 예배의 회중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한국교회의 열린 예배들은 대부분 불신자가 아닌 신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연령층이 어떤지, 그들의 문화적 · 경제적 · 교육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냥 '열린 예배가 현대의 예배 형태니까' 하면서 도시 교회든, 지방에 있는 교회든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이고 천편일률적으로 전자기타와 앰프, 키보드를 설치하고 빠른 곡조의 복음송을 부르다가 적당한 때에 기도하고 설교를 합니다. 이에 대해 기존의 장년 신자 중에는 겉으로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결국 구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에서 나온 열린 예배가 실제로는 회중으로 하여금 예배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맙니다. 이는 심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열린 예배가 성공하려면 회중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들의 문화적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그들을 대상으로 한 예배 프로그램을 작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성에 맞는 예배 환경과 예배 음악을 설정해야 합니다. 만일 회중이 40-50대라면 전자기카보다는 통키타가 더 친숙하고, 곡조도 빠른 서양풍의 복음송보다는 트로트 가락이 더 맞을 것입니다. 회중이 60-70대라면 북 치고 장구 치면서 찬송하는 것이 더 친숙하고 흥겹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10-20대에게는 빠른 록 음악이나 랩 음악이 더 어필할 것입니다. 이렇듯 철저하게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열린 예배 그리고 회중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들의 취향에 맞게 접근하는 열린 예배라야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토대 위에서 교회들이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별로 한 번씩이라도 구도자 예배를 실천해나간다면 그 효과는 지대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철저하고 확실하게 열린 예배를 하되, 이것을 주일예배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열린 예배는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도집회일 뿐, 결코 예배가 될 수 없습니다. 기존의 신자들이 이 예배에 참석하고 나서 '오늘 예배를 드렸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입니다. 윌로우크릭 교회가 2007년 발표한 자체 연구에 따르면, 윌로우크릭 교회의 성도들은 낮은 수준의 헌신에 머물러 있을 뿐 더 깊은 수준의 신앙으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윌로우크릭 교회가 열린 예배를 처음 기획할 때 의도한 것은 주일의 열린 예배를 통해 사람들을 결신시킨 후에 점차 수요일에 모이는 '신자들의 예배'로 유도하는 것이었는데, 정작 사람들은 주일의 열린 예배에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열린 예배에도 찬송과 기도와 말씀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열린 예배를 계획할 때에는 '예배'와 '전도집회'의 차이를 명확히 한 후에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