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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30. 성만찬 때 주는 빵의 양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2. 18. 22:19

▒ 성만찬 때 빵과 포도주를 좀 많이 주면 안 되나요?

 

 성찬식과 애찬식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셀 교회나 학생회에서는 전도사님이나 심지어 평신도가 성만찬을 거행합니다. 이런 약식 성만찬도 괜찮은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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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성만찬은 정규 저녁식사와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연히 빵과 포도주를 많이 먹고 많이 마셨겠지요. 사도행전 2:46은 이러한 사실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사도행전 2:46)
46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그렇다면 최초의 성만찬은 어떤 방식으로 거행되었을까요? 성만찬에 관한 성경의 기록 중에서 가장 먼저 기록된 고린도전서는 이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고린도전서 11:23-25)
23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24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5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이 기록을 보면 당시의 성만찬은 3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제1부는 떡에 관한 말씀과 동작입니다. 이때 좌장(인도자)은 떡을 들고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하신 말씀인 '이것은 내 몸이다. 너희가 먹을 때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는 말을 한 뒤에 모두에게 떡을 나누어 줍니다. 제2부는 정규적인 식사입니다. 이때에는 빵뿐 아니라 야채나 고기 등 다른 음식물도 함께 먹습니다. 마지막 3부는 잔에 관한 말씀과 동작으로서, '식후에'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식사가 끝난 다음 좌장이 잔을 들고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다. 너희가 마실 때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말한 뒤에 모두에게 잔을 나누어 주는 행위입니다. 그러니까 정규 저녁식사의 시작과 끝에 떡과 잔에 관한 말씀과 동작을 함으로써 그 식사가 주님을 기억하는 잔치가 된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1:21)
21 이는 먹을 때에 각각 자기의 만찬을 먼저 갖다 먹으므로 어떤 사람은 시장하고 어떤 사람은 취함이라

이 구절은 당시의 성만찬이 많이 먹고 마시는 식사 자리에서 행해졌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처럼 정규 식사와 함께 많이 먹고 많이 마시는 성만찬은 오래 지속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첫째는, 고린도 교회의 사례에서 보듯이 많이 먹음으로써 다른 사람이 먹을 것을 남기지 않거나, 많이 마심으로써 취하기까지 하는 성만찬의 오남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된 것입니다. 둘째는, 그리스도인의 예배 모임이 저녁에서 아침으로 이동하면서 아침부터 거나하게 먹는 것이 여의치 못하게 된 것입니다. 셋째는, 그리스도인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매번 모일 때마다 만찬을 먹는 것이 재정적으로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인해 정규 식사가 성만찬으로부터 점차로 분리되어 '애찬식'(Agape meal, 성만찬이 예수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여 먹는 상징적인 식사인데 비해, 애찬식은 온전한 한 끼 음식을 차려놓고 즐겁게 먹으면서 서로 친교와 일치를 다지는 식사입니다.)이라는 이름으로 저녁에 시행되고, 성만찬은 아침에 거행하는 상징적인 식사로서 조금 먹고 조금 마시게 되었습니다.
애찬식은 1세기 후반경에 성만찬으로부터 분리되어 행해지다가 4세기경에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플리니의 편지』는 당시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의 명령으로 말미암아 애찬식이 중지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라진 애찬식은 근대 교회들에 의해 다시 부활되었습니다. 18세기에 존 웨슬리가 애찬식을 재도입하였으며, 현대에는 로마 가톨릭과 성공회를 포함한 많은 개신교회들이 애찬식을 실천하고 있고, 특히 에큐메니컬한 모임에서는 애찬식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면 성찬식과 애찬식은 서로 어떻게 다를까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성찬식은 그리스도의 죽음심과 부활에 대한 기념이라는 주제가 포함되므로 좀 더 엄숙하게 진행되는데 비해, 애찬식은 친교의 식사에 초점이 맞춰지므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행해집니다. 초대교회의 교부인 테르툴리아누스는 당시 행해진 애찬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먼저 기도를 드린 후에 비스듬히 앉습니다. 그 다음에 음식과 음료를 점잖게 먹고, 손을 씻습니다. 등불을 가져온 뒤에 성경 구절이나 다른 찬송가로 찬양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기도로 끝을 맺습니다.

오늘날 애찬식을 하려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 먼저, 음식은 주최측에서 준비해도 되고 참석자들이 각자 한 접시씩 가져와도 됩니다. 처음에 성경을 한 군데 읽는데 이때에 누가복음 9:12부터 나오는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를 읽으면 좋습니다. 그 다음에는 생명의 빵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때에는 유대교부터 전승된 전통적인 식사기도 문구인 "땅으로부터 빵을 가져오시는 우주의 왕 주님을 찬양하나이다."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 다음에 빵을 떼어 모든 사람에게 나눠준 다음 음식을 제공하거나 각자 자기의 접시에 음식을 담아 와서 먹으면 됩니다. 다 먹은 뒤에는 마무리하는 기도와 주기도문으로 끝을 맺습니다. 최근 학생회 수련회를 인도하는 전도사들이 빵과 포도음료를 가지고 성만찬 예식 비슷한 것을 행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셀 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만찬 예식은 엄격하게 안수 받은 목사에 의해서 거행되는 것이 교회의 전통입니다. 수련회 등에서는 성만찬보다 애찬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