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32. 성만찬은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예식인가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2. 19. 22:06

▒ 우리 교회 목사님은 성만찬 예식이 있을 때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에 관한 설교를 하십니다. 성만찬을 하는 날에는 다른 주제의 설교를 하면 안 되나요?

 

성탄절은 주님이 탄생하신 기쁜 날이기 때문에 성만찬을 거행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이 사실인가요?

====================================

근대 개신교회들은 성만찬의 의미를 '그리스도의 희생'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제한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성만찬이 거행되는 날이면 설교 주제는 언제나 '주님의 십자가 희생'에 초점이 맞춰졌고, 설교의 내용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경과 초대교회의 성만찬 이해를 보면 이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풍부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성찬식은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기쁨으로 떼는 떡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46은 신약의 교회가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떡을 뗌'은 가장 원초적 형태의 성찬식을 의미합니다. 이 최초의 성찬식에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떡을 떼신 사건에서 기인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디베랴 바다에서 고기를 잡던 제자들에게 현현하셔서 친히 떡을 떼어 주셨으며(요 21:13),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드시기도 했습니다.(행 10:41-42) 그러므로 성찬식은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먹는 기쁨의 잔치인 동시에 참여자들이 모두 이 식사를 통해 주님과 한 몸이 되는 기쁨과 교제의 식사였습니다.
둘째, 성만찬은 '감사의 식사'였습니다. 성만찬을 뜻하는 영어 단어 '유카리스트'는 헬라어 '유카리스테인'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감사'입니다. 성만찬은 본래 예수님에 의해 제정되었지만, 예수께서 제정하신 마지막 만찬은 유대인들의 식사 의식 자리에서 있었던 것이며, 그들의 식사 의식은 곧 찬조와 구원의 역사를 인해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떼는 떡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에 성만찬의 감사 주제는 더욱 뚜렷해집니다.
셋째, 성만찬은 그리스도의 '희생제사'를 지금 여기에서 재현하는 것입니다. 떼제 공동체의 지도자 맥스 투리안에 따르면, 성만찬은 성자께서 이루신 십자가의 희생을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로써 교회가 예전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며, 성자께서 행하신 중보사역에 교회가 성령 안에서 참여함으로써 구원이 모든 참여자에게 허용되는 것이고, 성령 안에서 최상의 찬양과 완전한 성별의 행위를 통해 교회가 자신을 성자의 중보와 일치하여 성부께 드리는 봉헌의 행위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교회의 행위가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희생을 통한 구원에 무엇을 첨가하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더욱이 성찬식 안에서 일하시며 주도권을 쥐고 계신 분은 교회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희생의 은총이 성찬식을 통해 모든 참여자에게 다시 효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넷째, 성찬식은 장차 주님께서 친히 베풀어주실 천국잔치의 '현재적 미리 맛봄'입니다. 누가복음에서 주님은 마지막 만찬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누가복음 22:30)
30 너희로 내 나라에 있어 내 상에서 먹고 마시며 또는 보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다스리게 하려 하노라

이 말씀은 적어도 두 가지를 의미하는데, 하나는 하나님의 나라가 성대한 잔치가 베풀어지는 곳이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예수님이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제자들에게 주신 떡과 포도주는 일체의 주림과 목마름이 없고 모든 눈물이 씻겨질 천국에서 먹고 마시게 될 그 떡과 포도주를 지금 여기에서 미리 맛보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식에 임하는 성도들은 천국을 대망하며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게 되는 것입니다.
다섯째, 1975년에 개최된 정교회 회의가 내린 정의와 같이 "진실로 성찬 예배는 교회 생활의 절정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죽음과 부활을 하나님의 백성들이 경축하는 것이고, 부활하신 주님의 몸과 피에 함께 동참하는 것이며, 장차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를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찬식의 의미는 실로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며 오직 참여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비한 영적 사건입니다.
스웨덴 웁살라의 루터교 대주교였던 브릴리오스는 그가 쓴 유명한 『성만찬 신앙과 실제』에서 성만찬의 주제를 다섯 가지로 요약 · 정리했는데, 그것은 감사, 교통과 교제, 기념 또는 역사적 의미, 희생제사, 그리고 신비 혹은 임재입니다. 최근에는 성령의 사역으로서의 성만찬과 종말론적 사건으로서의 성만찬 개념이 첨가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열거한 의미 외에도 성만찬의 의미는 실로 다양하고 풍부합니다. 한마디로 성만찬은 하나님의 구원사 전체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설교의 주제가 무엇이든 모두 성만찬과 관련된다는 뜻도 됩니다. 성만찬의 의미를 알고 참가하면, 참가할 때마다 더욱 더 깊고 풍부한 성만찬의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