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46. CCM을 예배에 사용해도 괜찮은가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2. 30. 23:05

▒ 요즘에는 CCM이 유행인데 이런 종류의 음악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음악으로 사용돼도 문제가 없나요?
====================================
예배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큽니다. 음악이 없는 예배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음악은 예배를 보다 아름답게 하며, 하나님의 향한 우리의 고백과 찬양을 훨씬 더 풍부하게 표현할 뿐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보더 더 깊은 차원으로 들어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음악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중세시대에는 그레고리안 찬트가, 바로크 시대에는 바흐의 음악이 예배에 사용된 것처럼 현대에는 록이나 CCM이 사용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폅니다.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립니다. 과연 그럴까요?
고대 그리스의 찰학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음악이론인 '에토스'에 따르면 음악은 사람의 정신은 물론 영혼과 도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음악을 구성하는 있는 리듬, 음정, 화음, 템포, 볼륨 등의 조합이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기쁨, 슬픔, 공포, 환희, 행복, 평화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은 기원전 380년에 쓴 『공화국』에서 "부드러운 음악만 너무 많이 들으면 육체적 ·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이 되고, 운동만 많이 하면 비사회적 · 폭력적인 사람이 되기 때문에, 좋은 교육을 위해서는 음악과 운동, 두 가지를 조화 있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나약한 학생에게는 열정적인 음악과 운동을, 폭력적인 학생에게는 되도록 운동을 자제시키고 부드러운 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음악가(교육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더 발전시켰습니다. 그는 기원전 330년에 쓴 『정치학』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의 특성에 따라 그의 정신과 영혼에 그 음악이 지니고 있는 특성과 똑같은 영향을 받는다. 즉 부드러운 음악을 듣는 사람은 부드러운 감성을, 열정적인 음악을 듣는 사람은 열정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좋은 종류의 음악을 듣는 사람은 선한 사람으로, 나쁜 종류의 음악을 듣는 사람은 악인이 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음악의 힘과 성질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하여금 음악을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으로 나누게 하였습니다. 좋은 음악은 너무 빠르지 않고 일정한 리듬과 적당한 볼륨으로 이루어진 음악으로서, 인간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평온함을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을 치유하는 능력까지도 지닙니다. 반면에 나쁜 음악은 빠른 템포와 불규칙적인 리듬, 엇박자, 지나치게 큰 볼륨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음악은 인간을 흥분시켜서 돌발적인 행동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 '좋은 신'으로 여겨진 아폴로의 신전에서는 '좋은 음악'이 사용되어 사람들을 조용하고 차분한 심성으로 이끌었으며, 반대로 '쾌락과 향락의 신'으로 여겨진 디오니소스의 신전에서는 빠른 템포와 과도한 볼륨의 '나쁜 음악'이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디오니소스 신전에서 사람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서로 음란한 행동을 자행한 것도 이러한 음악의 영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토스 이론은 성경에서도 입증되는데, 악신이 들린 사울 왕을 다윗이 현악기인 수금 연주를 통해 치유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고대 그리스에서 주장된 에토스 이론이 현대에도 적용될까요? 그렇습니다. 요즘 소위 '음악치료', '태교음악', '머리가 좋아지는 음악'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음악은 하나같이 리듬이 일정하며 템포가 적당하고 볼륨이 크지 않은 잔잔한 음악들입니다. 또한 음악의 이러한 효능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에게도 적용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젖소를 기르는 목장이나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에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었을 때는 우유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식물이 잘 자란 반면, 록 음악이나 재즈 음악을 틀어주었을 때는 우유의 생산량이 떨어지고 식물의 성장도 저하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CCM이나 크리스천 록 음악은 어떤 음악의 범주에 속할까요? 만일 이 음악들이 빠른 템포, 불규칙한 리듬, 큰 볼륨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그럴 경우 이 음악들은 예배자들의 감정을 고조시켜 '집단적 흥분' 가운데서 즉흥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즉흥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이 하나님께 대한 헌신을 용이하게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냉철한 이성의 작용과 인격적인 결단이 없는 상태에서의 결단이라는 것은 그 '뜨거운' 분위기가 식으면 언제 변할지 모르는 '허약한' 것이 되기 쉬우며, 예배는 그저 실컷 찬양하는 가운데 마음속의 답답함과 갈증을 해소하는 감정의 배출구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가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비슷해서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예배에서 어떤 음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예배의 본질을 좌우할 만큼 중대한 사안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서가 안정된 가운데 전인격적인 상태에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음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어떤 음악이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인지 과학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음악을 학습한 적이 없는 동물이나 식물이 좋아하는 음악이야말로 그들을 지으신 창조주께서 좋아하시는 음악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