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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45. 성가대는 꼭 있어야 하나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2. 24. 22:21

▒ 교회에 일꾼은 적은데 많은 사람들이 성가대에 가 있어서 교회학교 교사 등 일할 사람이 부족합니다. 어떤 교회는 성가대를 없애려고 시도했다가 성가대의 반발이 하도 심해서 그냥 두기로 했다고 합니다. 과연 성가대는 꼭 필요한 것인가요?

▒ 요즘에는 성가대를 없애고 찬양팀을 만드는 교회가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찬양팀으로 성가대를 대신해도 될까요?

▒ 성가대가 찬양할 때 회중은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나요? 참여자인가요 아니면 감상하는 자인가요? 성가대 찬양이 끝나고 박수를 치는 것은 옳은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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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예배가 유행하면서 가장 많이 타격을 받는 쪽이 성가대입니다. 전통 예배와 현대 예배간의 싸움은 좁혀서 보면 음악의 문제입니다. 전통 예배에서는 오르간, 피아노, 관현악기 등 클래식 악기들이 사용되지만, 현대 예배에서는 전자기타, 신디사이저, 드럼 등 현대 악기들이 사용됩니다. 전통 예배에는 성가대가 있고, 현대 예배에는 찬양팀이 있습니다. 전통 예배에는 정통으로 클래식을 음악을 공부한 지휘자, 반주자, 독창자들이 있고, 현대 예배에는 정통 음악수업을 받지는 않았으나 음악에 재능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통 예배에서는 찬송이 예배 중 군데군데에 나오지만, 현대 예배에서는 시작 부분에 여러 곡을 한꺼번에 합니다.
예배에서 수행하는 기능을 놓고 볼 때 성가대와 찬양팀은 많이 다릅니다. 성가대는 주로 묵도송, 기도후주, 성가대 찬양, 폐회후주 등을 통해 예배를 이끌어가지만, 찬양팀은 예배의 시작 부분에 찬양을 인도하며, 일단 예배가 시작되면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성가대의 본래 목적은 예배의 집례자와 회중을 도와서 예배를 원활하게 이끄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찬양팀보다는 성가대가 더 고유의 목적에 맞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성가대가 하는 방식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성가대 찬양이라는 순서가 회중을 '대표하고', '대신해서' 찬양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좋지 않고 또 회중 앞에서 공연을 하는 분위기를 강하게 주기 때문에 더욱 좋지 않습니다. 성가대의 찬양이 끝난 뒤에 박수를 치는 것도 모두 이런 데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대표기도와 축도가 끝난 뒤에 후주를 하는 것도 신학적 · 실천적 관점에서 재고해보아야 합니다. 신학적으로 볼 때, 공예배에서의 기도는 공동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데, 후주 시간에 회중은 각자의 기도를 하게 됩니다. 실천적으로는, 후주가 진행되는 동안 회중이 눈을 감고 기도하는 동안에 봉사자들이 다음 순서를 준비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 특히 회중이 기도하는 동안 찬양팀이 퇴장하느라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떠보니 방금 전까지 앞에 있던 사람들이 없어졌다든지, 없던 스크린이 앞에 내려져 있다는지 하는 것도 모두 예배학적으로 옳은 일이 아닙니다. 사람의 눈은 가릴 수 있어도 하나님의 눈은 가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거룩하신 하나님의 면전에서 함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예배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참여자 모두가 의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누군가가 예배 시간에 움직여야 한다면 모두가 보고 있는 가운데 움직여야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왜 그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가대가 지금보다 더 올바르게 활동하려면 다음의 사항들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첫째, 예배 중에 집례자와 회중이 교창하는 순서를 더 갖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그러기 위해서는 짧은 응답송들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합니다. 셋째, 성가대는 회중을 리드하여 찬양해야 합니다. 넷째, 각 교회는 음악전문가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전체성이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을 창작 또는 발굴하여 활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예배는 더 아름답고 풍성하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입니다.
찬양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사람으로 구성된 찬양팀이 강단 앞에서 회중을 마주하고 찬양을 리드하기 때문에 꼭 퇴장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이것이 언제나 회중이 기도하는 동안에 행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복잡한 악기와 앰프, 그리고 어지러운 케이블들이 회중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회중이 예배에 집중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찬양팀은 찬양집회 때 활동하고, 주일낮예배에서는 예배를 시작하기 전부터 경건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해 회중이 마음이 모아 예배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리라 여겨집니다.
예배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함께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참여하는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대표하거나 대신해서 무엇을 하고, 나머지는 모두 듣기만 하거나 보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가대의 찬양이 끝난 뒤에 박수를 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대개 예배의 집례자나 사회자가 '하나님께 영광의 박수를 올려드립시다.' 하는 식의 멘트를 통해 박수를 유도하는데 이것은 솔직히 말해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표기도나 회중찬송 또는 봉헌이 끝난 뒤에는 왜 영광의 박수를 치지 않고 하필 성가대의 찬양이 끝난 뒤에만 박수를 칩니까? 만에 하나 그것이 순수한 의도라고 하더라도 이는 성가대원들은 물론 그 자리에 참여한 많은 회중, 특히 새신자들에게 오해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박수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예배의 자리에 참여한 모두는 하나의 회중입니다. 누구든지 순서를 맡은 사람은 자신이 맡은 일을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장소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수행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자기 자리에서 경건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예배에서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며, 하나의 사건이 발생할 때에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그 발생하는 사건으로부터 회중의 시선을 빼앗거나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 또한 옳지 않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