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47. 키보드와 드럼을 예배에 사용해도 괜찮은가요?

아리마대 사람 2023. 1. 4. 15:47

▒ 예배에서 사용될 수 있는 악기는 정해져 있나요? 아니면 아무 악기나 사용해도 되나요?

 

타악기는 너무 시끄러운데 예배에 사용해도 되나요? 전자악기나 국악기는 어떤가요?

====================================

요즘 CCM이나 크리스천 록이 유행하면서 많은 교회들이 신디사이저, 드럼, 전자기타, 앰프 등을 앞다투어 구입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악기가 없는 예배는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는 이러한 현상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많은 '중진' 목회자와 성도들이 있습니다. 도대체가 너무 '시끄럽다'는 것입니다. 과연 예배에서 사용될 수 있는 악기는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아무 악기나 사용해도 상관없을까요?

(시편 150:1-6)
1 할렐루야 그의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의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
2 그의 능하신 행동을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위대하심을 따라 찬양할지어다
3 나팔 소리로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찬양할지어다
4 소고 치며 춤 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지어다
5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지어다
6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

이 본문에 익숙한 사람들은 기독교가 본래부터 다양한 악기들을 예배에 사용한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기독교는 예배에서 악기 사용하는 것을 주저했고, 심지어 거부하기까지 했습니다. 신약시대나 초대교회, 중세교회,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까지만 해도 예배에서 악기는 예외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악기를 이방종교의 관습과 관련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11:17)
17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마태복음 9:23)
23 예수께서 그 관리의 집에 가사 피리 부는 자들과 떠드는 무리를 보시고

(누가복음 7:32)
32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서로 불러 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하여도 너희가 울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그런가하면 악기는 반드시 해석이나 설명과 함께 연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고린도전서 14:7)
7 혹 피리나 거문고와 같이 생명 없는 것이 소리를 낼 때에 그 음의 분별을 나타내지 아니하면 피리 부는 것인지 거문고 타는 것인지 어찌 알게 되리요

초기 기독교 당시 이스라엘 주변의 이방세계에서는 사람들의 감정을 격동시키는 큰 소리와 더블리드 악기, 그리고 광란의 춤을 추게 하는 리듬 등으로 구성된 음악을 제의에서 사용했기 때문에 유대교나 초기 기독교는 자신을 그들과 철저하게 구분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기독교는 본래 '말씀'(logos)을 중시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언제나 '말', 즉 구어가 예배의 일차적인 수단이었으며, 음악은 부차적인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더욱이 구어와 분리된 순수한 기악음악은 기피되었는데, 그 이유는 기악음악 자체만으로는 그 의미가 너무 모호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동방교회는 대부분 성악만을 사용했고, 서방교회도 16세기까지는 기악음악을 제한적으로만 사용했습니다. 근대까지만 해도 많은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들, 예컨대 자유감리교회나 초기순복음교회, 구 메노나이트, 그리고 몇몇 장로교 계통의 교회들은 '무악기' 전통을 고집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모든 종류의 악기를 무비판적으로 예배에 사용하는 것은 기독교 2,000년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며 '소수파적 입장'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악이 예배의 본질적 수단이고 기악은 보조적인 수단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입니다.
종(bell)을 제외하고 최초로 예배에 도입된 악기는 오르간인데, 오르간이 도입된 시기는 대략 10세기경으로 추측됩니다. 당시 오르간은 이방종교의 제의와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을 기독교 예배에 도입하는 데는 반대가 심했습니다. 4세기 교부 제롬은 그리스도인 처녀들이 오르간 음악을 들으면 안 된다고 날카롭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파이프오르간은 풍부한 음량을 제공하며, 복합적이고도 다양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같이 공기가 파이프를 통과하여 나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배를 돕는 훌륭한 악기로 평가됩니다.
신학적 ·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악기는 하나의 단계, 즉 성별의 과정을 거쳐서 예배에 사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옛날에도 마찬가지지만 현대에도 하나님의 백성들은 악기나 현대의 기술을 성별의 과정을 거쳐서 신앙 공동체의 삶 안으로 도입합니다. 이는 세속사회에서 개발되어 사용되던 악기도 예배 안으로 들여와 사용하면 그것이 거룩한 용도로 사용되기 떄문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악기 사용에 관한 기독교의 역사는 이러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전자악기라고 해서 예배에서 사용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의 국악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것들을 예배에 도입할 때는 그 음량을 잘 조절하여 악기의 소리가 예배자들의 음성을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