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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반대말

아리마대 사람 2025. 2. 27. 14:08

산토끼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 집토끼
- 들토끼
- 바다토끼
- 죽은 토끼
- 판 토끼
- 염기토끼

국민학교 때 친구들 사이에 떠돌던 문제이다. '산과 염기'를 배운 후 처음으로 일상생활에 화학적 지식을 적용(?)해 보았던 문제이기도 하고, 조금은 다양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깨닫게 해준 문제이기도 하다. 어릴 적에는 '반대말'이란 세상에 하나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국민학교 고학년이 된 후에는 이 문제 덕분에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관점이나 각자가 알고 있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반대말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고 어깨가 으쓱했었다.
 
좀 더 나이가 들면서 반대말과 관련하여 새롭게 듣고 배운 바는 '사랑'의 반대말이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본래 책에서 글로 배운 것인데, 나이가 들면서 살펴보고 생각해 보니... 과연 '사랑'의 반대말로서는 '무관심'이 더 적절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흔히 '사랑'의 반대말을 단순히 '미움'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애증'이라는 말이 존재하고 있고, 또한 이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인 경우가 많다.
'사랑'이라는 것은 어떤 대상을 몹시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이해하고 돕는 마음을 가리킨다.
'미움'이라는 것은 어떤 대상의 모양, 생김새, 행동거지 따위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눈에 거슬리는 느낌을 가리킨다.
사랑의 마음이 있으면, 대상의 전부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대상의 일부에 대한 사랑의 마음만으로도 대상의 전부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가능하다.
미움의 마음이 있으면, 대상의 전부가 밉게 느껴진다. 대상의 일부에 대한 미움의 마음만으로도 대상의 전부에 대한 미움의 마음이 가능하다.
사랑의 마음은 대상에 대한 부드러운 눈길과 따뜻한 마음씀으로써 나타난다.
미움의 마음은 대상에 대한 날카로운 눈길과 차가운 마음씀으로써 나타난다.
그래서 흔히 사랑이 날카로워지고 식어버림으로써 미움이 되기도 하고, 드물게는 미움이 부드러워지고 데워짐으로써 사랑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랑과 미움은 매우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 둘이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애증'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만일 '사랑의 반대말이 되기 위한 어떤 것'을 생각하고자 한다면, 이것은 사랑이 성립하는 구조적 특성과 전혀 이질적이거나 반대인 성질을 지녀야 한다. 사랑이 '눈길'과 '마음씀'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사랑의 반대말이 되기 위한 어떤 것'은 눈길도 주지 않고, 마음씀도 없다는 성질을 지녀야 한다.
눈길을 주지 않기에 마음을 쓸 일이 없고, 또한 마음을 쓰지 않기에 눈길조차 줄 일이 없는 마음의 상태...
대상의 일부에 대해서든 전부에 대해서든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태...
그래서 아끼거나 소중히 여기거나 이해하거나 도울 마음과는 전혀 무관한 상태...
그래서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인 것이다.
가수 이문세씨가 부른 " 사랑이 지나가면"이라는 노래는 이러한 모습을 아주 잘 그려낸다. 비록 아직도 온전한 무관심에 이르지 못해 마음이 두근거리고, 상대의 허탈한 모습에 눈길을 주고, 목이 메이고, 눈물이 흐르기까지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랑'이 지나가고 난 후에는 그 반대인 '무관심'에 이른다는 것을 노래한다. 

이처럼 '진짜' 반대말은 국어사전적으로 일차원적인 관계를 이루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반대말에 관해서는 '산토끼'의 경우처럼 다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여러가지 단어들에 대해서도 반대말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이처럼 흥미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가지 반대말들 중에... 우리의 믿음과 관련해서는 어떨까?

 

성경의 기록을 살펴보면 성경의 단어들은 인간적 관점에서 인간의 감정을 바라보는 단어들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경의 기록은 일차원적이고 매우 명쾌하다.


(마태복음 25:32-33)
32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구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33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성경은 명확하게 구분지어 말한다.
- '오른편'의 반대말은 '왼편'
- '양'의 반대말은 '염소'


오른편의 반대말로서 앞편이나 뒷편, 윗편이나 아랫편, 혹은 중간 어디쯤을 말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왼편'임을 밝힌다.
또한 양의 반대말로서 수많은 다른 동물들을 말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염소'를 말한다.
위의 말씀과 이어지는 다음의 말씀을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마태복음 25:34-46)
34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35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36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37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38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39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40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41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
42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43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
44 그들도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
45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46 그들은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다시 한 번 반대말을 명확하게 구분지어 보여준다.
- '오른편에 있는 자들'의 반대말은 '왼편에 있는 자들'
-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의 반대말은 '저주를 받은 자들'
-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의 반대말은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
- '의인'의 반대말은 '그들'
- '영생'의 반대말은 '영벌'

 

이처럼 반대말이 명확하게 구분된 배경은 이 말씀의 때가 예수님께서 모든 천사와 함께 영광스럽게 오셔서 영광의 보좌에 앉으시는 때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25:31)
31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이 때는 심판의 때이며, 심판의 때에는 모든 것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요한계시록 22:11)
11 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하게 하라

심판의 때는 '불의를 행하는 자'와 '의로운 자'가 구분되고, '더러운 자'와 '거룩한 자'가 구분되는 때이기 때문이고, 또한 반드시 구분되어야만 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이 구분이 곧 '심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애매모호함 없이 명확한 구분이 가능한 까닭은 구분하시는 분이 전지전능하셔서 옳고 그름을 완전하게 아시는 분이며, 공의로우셔서 옳고 그름을 온전하게 판정하실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경 속에서는 반대말이 명확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반대말이 그리 명확하지 않거나, 진정한 반대말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말로 인해 헷갈리거나 오해가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만일 이런 점이 이용당한다면, 속을 수도 있는 것이고,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끌려갈 수도 있는 것이다.

말은 그저 성대를 떨어서 내는 소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대단히 주의해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

 

(야고보서 3:3-8)
3 우리가 말들의 입에 재갈 물리는 것은 우리에게 순종하게 하려고 그 온 몸을 제어하는 것이라
4 또 배를 보라 그렇게 크고 광풍에 밀려가는 것들을 지극히 작은 키로써 사공의 뜻대로 운행하나니
5 이와 같이 혀도 작은 지체로되 큰 것을 자랑하도다 보라 얼마나 작은 불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
6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7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와 벌레와 바다의 생물은 다 사람이 길들일 수 있고 길들여 왔거니와
8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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