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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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오버액션

아리마대 사람 2018. 7. 16. 15:08

요즘 '오버액션 토끼'라는 캐릭터가 인기이다.

 

이 토끼 캐릭터는 오버액션을 하는 컨셉이라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데... 이 캐릭터를 조용히 바라보면... 실은 무척 침착하고 차분해 보이는 모습이라서 왜 '오버액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졌는지가 의문이다. 혹시 본래 성격과 달리 '오버액션'을 해야 할 절박한 사정이나 정서적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싶어서 괜한 염려를 하게 될 만큼 부조화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오버액션'이라는 수식어가 자꾸만 눈길을 끈다.

'오버액션', '오버액션'.. 이 말을 반복하다가 문득 생각이 난 것은... 실은 내가 오버액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을 가급적 실천하려고 하기 때문에 평소에 말도 별로 하지 않고, 내 성격의 괴퍅스러움을 깨닫고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며 살지 말자는 다짐의 부작용으로 인해 평소에 별다른 표정 변화없이 지내지만, 성경말씀을 끌어다가 개인적인 단상들을 블로그에 적는데 있어서는 오버액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에서의 의사표현이 사람의 즉흥성에 기반하고, 감정을 걸러내기 보다는 증폭시키는 특성이 있음은 인정되지만, 이렇게 개인의 단상들을 끄적거리는 블로그는 그러한 특성이 점유하지 못하는, 그럴 필요도 없는 일기장같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오버액션을 취하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내 무지함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성경말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전제의 확신 속에서, 이 말씀은 역사 속에서 루틴을 가지고 있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유효하다는 결론의 확신을 갖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이 순간에 관해 하나님께서 주신 성경말씀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를 미처 깨닫지 못하는 무지와 어리석음이 성경말씀에 대한 오버액션을 이끌어 내는 것 같다.

만일, 하나님께서 내게 직접 말씀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브라함처럼, 모세처럼 하나님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며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창세기 5:24)

24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

 

 

에녹의 경우, 하나님과 대화를 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동행'이라는 단어를 볼 때면 마치 아빠가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걸어가며 때때로 아이의 키높이까지 허리를 숙여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모습이 떠오르기에 아마도 에녹은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며 살지 않았을까 싶다.

성경 가운데 하나님과 대화를 나눈 사람들,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을 직접 알려주신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기만 하다. 이러한 부러움이 더욱더 간절한 것은 지금의 시대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무엘상 3:1)

 

1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이미 사무엘의 시대에도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시는 일은 귀한 일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들에게 말씀하셨고, 지금도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환상을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심지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지구에 직접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에 관해 말씀해 주셨고, 하나님 우편의 자리로 돌아가신 후에는 성령님을 보내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지혜를 알게 하셨다.

 

(사도행전 8:29)

29 성령이 빌립더러 이르시되 이 수레로 가까이 나아가라 하시거늘

 

그리고, 성령님께서는 이처럼 매우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심지어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까지 상세히 알려주시기도 하셨다. 

그러나, 2018년을 살고있는, 믿음이 작고 지혜가 부족하며 길 가의 돌멩이같은 내게는 지금 당장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이 쉽지 않다.

바램은 있으나, 무지하고 어리석다보니... 자연 예민해질 수 밖에 없고, 오버액션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마치 아무 것도 안보이는 깜깜한 상태에서 물컹한 것에 손이 닿으면 놀란 나머지 팔을 크게 휘젓는 것과 비슷하다.

흔히 '성령에 민감해져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둔하고 어리석은 자로서 민감해지고 싶은 절실함이 크지만, 실은 민감해지기가 벅차서 오버액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무지와 어리석음이 실은 부끄럽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깨어있도록 권면해 주시는 말씀을 통해 위로를 얻는다.

 

(데살로니가전서 5:3-8)
3 그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 때에 임신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이 이름과 같이 멸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이르리니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

4 형제들아 너희는 어둠에 있지 아니하매 그 날이 도둑 같이 너희에게 임하지 못하리니

5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우리가 밤이나 어둠에 속하지 아니하나니

6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

7 자는 자들은 밤에 자고 취하는 자들은 밤에 취하되

8 우리는 낮에 속하였으니 정신을 차리고 믿음과 사랑의 호심경을 붙이고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쓰자

 

오버액션 토끼가 오버액션을 통해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캐릭터가 된 것처럼, 길 가의 돌멩이같은 나도 오버액션을 통해 이 시대에 대하여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인지를 깨닫는 지혜를 얻기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