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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8. 예배당에 행렬을 지어 입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0. 19. 16:52

예배를 시작할 때 어떤 교회는 예배위원과 성가대가 찬송을 하면서 입장하는데 반해, 어떤 교회는 시회자가 혼자 조용히 강단에 올라와 강대상에 서서 시작합니다. 어느 것이 올바른 방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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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행렬이란 예배하기 위해 사람들이 예배당으로 들어가는 행렬을 말합니다. 세상 속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해 먼저 모여서 하나님의 백성, 즉 그리스도의 몸을 구성한 뒤에 함께 하나님의 존전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보토 교회에서는 오늘 순서대로 각자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기다리며 예배를 준비하지만, 사실은 밖에서 함께 모여 입장하는 것이 원리에 맞습니다. 입당행렬은 온 교인이 하나님의 면전으로 나아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입당행렬은 언제부터 행해졌을까요? 초기 기독교가 로마의 치하에서 박해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소수의 사람들이 가정집 같은 곳에서 은밀히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입당'이라는 순서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4세기 초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공인한 후에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오자, 교회는 큰 예배당 건물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로마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건물인 바실리카 법정 건물을 본떠서 예배당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고대 교회들이 직사각형의 모양을 띠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처럼 큰 예배당 건물에서 예배를 시작하려니 자연히 여러 종류의 행렬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사제나 성직자들이 입장할 때나 빵과 포도주 등의 성물을 가져다가 제단에 올려놓을 때, 성도들이 성찬의 빠과 포도주를 받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때, 그리고 예배를 마치고 퇴장할 때 등의 상황에서 행렬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행렬은 음악과 함께 행해졌고,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렬이 단순히 역사적 의미만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신학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입당행렬과 퇴장행렬은 바로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모이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기 때문이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예배하기 위해 모여서 함께 하나님의 존전으로 나아갑니다. 입당행렬은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퇴장행렬은 하나님께 예배한 후에 공동체가 말과 행실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세상 속으로 흩어지는 것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예배하기 위해 모이고, 예배로부터 세상 속으로 보냄을 받는 것입니다.
입당행렬은 이처럼 역사적,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예배에서 되살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루터교회나 성공회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의 장로교회나 감리교회에도 입당 순서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성도가 밖에서 기다렸다 함께 입당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성도들은 오는 대로 예배당에 들어와 앉고, 성가대와 예배 봉사자들만 순서에 따라 입당하면 편리할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축도가 끝난 뒤 후주시간에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는데 목사가 혼자 조용히 퇴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축도가 끝나고 다 함께 찬송을 부르는 가운데 목사와 예배위원들, 그리고 성가대가 행렬을 지어 함께 퇴장하고, 그 후에 회중이 일어서서 나가고, 더 기도할 사람은 조용히 앉아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다면 행렬을 지어 입장하고 퇴장할 때에 누가 앞에서 가고, 누가 뒤에서 가야 할까요? 본래 예배는 거기에 참석한 성직자 중 가장 품계가 높은 사람이 집례를 하도록 되어 있으며, 집례자가 행렬의 맨 나중에 위치합니다. 이는 고대 서방세계에서 온 전통으로서 마지막 위치가 영예의 자리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의 대형 교회에서는 담임목사가 설교를 하고 부목사가 사회, 즉 입례를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설교를 중시하는 개신교의 특성상 설교자가 맨 나중에 위치하는 것이 합당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한국 개신교에서 입당행렬을 한다면 맨 앞에 성가대가 가고, 그 뒤에 기도자, 성경봉독자(있을 경우), 사회자, 그리고 맨 마지막에 설교자가 가는 것이 좋으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