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독문(성시교독)은 왜 하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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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독문은 본래 시편교독 또는 성시교독으로서, 그 기원은 초대교회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약에 있는 150편의 시편과 신약에 있는 찬송가들(예: 마리아의 찬가(누가복음 1:46-55), 시므온의 찬가(누가복음 2:29-32))은 초대교회에서 널리 찬송가로 사용되었습니다. 본래 시편은 유대교에서 사용되던 찬양이었는데, 기독교에서 그리스도론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신약의 그리스도론적 찬송가들과 함께 초대교회에서 사용되었습니다.
5세기 초,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글을 보면, 첫 번째 성경봉독(구약) 이후 그 응답으로서 시편이 낭송되었고, 회중은 선창자의 노래에 화답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6세기에 시편은 주로 아침과 저녁의 기도회에서 사용되었으며, 그 사용법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시편을 순서대로 읽는 것으로 이는 주로 수도원에서 채택한 방식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매일매일 그날에 맞는 시편을 골라 읽는 것으로, 이는 주로 교구교회의 예배에서 행해졌습니다. 3세기에 예루살렘 교회를 순방한 에제리아라는 여성이 남긴 기록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예배에서 시편을 노래하는 방식은 세 가지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그 중 첫 번째 방식은 '교창 형식'으로서, 참석한 사제들과 수도사들로 구성된 성가대가 예배당의 양쪽에서 마주하고 앉아서 찬송을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한쪽이 한 구절을 노래하면, 다른 한쪽이 또 다른 구절을 노래하는 형식이지요. 두 번째 방식은 '응답식'입니다. 이는 성경봉독 후에 이에 대한 응답으로 부르는 것인데, 주로 독창자가 독서대나 성가대 계단의 두드러지는 위치에서 불렀고, 회중은 후렴구만 부르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세 번째는 '직접식'입니다. 이 경우 후렴구는 없고, 독창자들로 구성된 소그룹 전체가 부르는 방식입니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서 시편송은 더욱 활발히 사용되었습니다. 성공회, 루터교, 칼빈주의자들은 주일낮예배에서 시편송을 불렀고 또 가정에서도 이를 활용했습니다. 루터교와 칼빈주의자들은 자국어로 된 시편을 운율형식으로 불렀고, 성공회 역시 자국어로 된 시편을 아침과 저녁 기도회에서 불렀으며, 영국 국교회 역시 운율시편을 예배에서 불렀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은 시편송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공적인 집회 가운데서 함께 시편송을 부르면서 하나님을 찬양하거나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다.
시편송의 목적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시편이야말로 인간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있는 시편을 그대로 부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뜻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래하기 좋도록 적당한 말을 조정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일예배에서 시편은 구약성경 봉독 이후에 행해집니다. 이때에 회중은 구약말씀에 대한 응답으로 시편을 노래하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찬양합니다.
특별히 『표준성서정과』는 매주마다 구약과 서신서와 복음서, 이렇게 세 개의 본문과 시편을 제공함으로써 매주일 세 곳의 성경을 봉독하고 한 곳의 시편을 노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근대 미국 개신교회는 성시교독을 좀 더 다양하게 하고 특정 절기들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시편뿐 아니라 성경의 다른 부분까지도 발췌하여 교독문을 만들어 사용했고, 한국교회는 이를 수용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재 한국교회가 교독문을 그저 읽기만 한다는 점입니다. 종교개혁자의 정신에 따라 운율에 맞춰 교창 형식으로 교독문을 하면 예배가 더욱 풍부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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