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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15. 참회기도는 꼭 해야 하나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0. 28. 16:00

▒ 예배 중에 참회기도를 꼭 해야 하나요? 그것은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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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초대교회의 예배에서는 참회기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부활 승천하신 이후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였으며, 여기에 지난 한 주간의 죄를 회개한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의 본문은 당시의 예배 모임이 어떠했는지 그 분위기를 알려줍니다.

(사도행전 2:46-47)
46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47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물론 제자들이 함께 앉아서 그냥 먹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주님의 말씀을 상기하고 그 가르침을 따르자는 권면을 한 후에 다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제자들은 주님이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위탁하신 대로 모일 때마다 "떡을 뗌"으로써 주님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자기들과 현존하심을 인식한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그 식사가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쁨이 넘쳤다는 것입니다.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라는 표현이 이를 강력히 암시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참회'리든가 '고백'이라든가 하는 것은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초대교회의 예배 문헌들은 참회의 기도 같은 순서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참회기도는 언제부터 기독교 예배에 들어오게 되었을까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의 로마 가톨릭 미사 의식에서는 집전 사제가 미사를 준비하면서 제단 밑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하나님께 고하는 '참회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행하는 사제 개인의 행위였지, 예배 공동체 전체의 행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칼빈이 이 참회기도를 공동체 전체가 행하는 예배의 한 순서로 도입했으며, 그것도 예배의 시작 부분에 위치시킴으로써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1542년 스트라스부르에서 만들어진 칼빈의 예배 의식을 보면, 목사가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주의 이름으로부터 오는도다."라고 말한 다음에 곧바로 참회의 순서를 갖는 것으로 예배가 시작됩니다. 이때에 목사는 "형제들이여, 여러분 자신을 주님의 얼굴 앞에 내놓고 내 말을 따라 마음 깊이 자신의 과오와 죄를 고백하십시오."라는 말로 고백을 촉구했습니다. 당시에는 이처럼 참회 의식으로 시작한 예배가 '순서가 제대로 잡힌' 예배라고 여겨졌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을 '올바로 평가하도록' 이끈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칼빈보다 앞서 중세 가톨릭 교회가 연옥설(오직 로마 가톨릭 교회에만 있는 교리로서, 세상에서 죄의 보속을 다하지 못하고 떠난 영혼들이 천당에 들어가기 전까지 단련받는 상태나 조건을 뜻합니다.) 등을 통해 지옥의 참혹함을 강조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참회의 분위기로 교회와 예배를 이끌었지만, 예배의 공식적인 순서로서 모든 사람이 참회기도를 하는 것은 칼빈이 처음 도입한 것입니다.
임상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일주일 동안 세상 속에서 살면서 지은 많은 죄를 주일날 교회에 와서 고백하고 용서를 받아야 개운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사람들을 위해 참회기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예배 순서에 포함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칼빈처럼 예배의 시작 부분에 위치시키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설교 후 봉헌 전에 위치시키는 방법입니다. 전자는 예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죄를 회개함으로써 용서받아 깨끗한 영혼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는 장점이 있고, 후자는 말씀을 듣고 난 뒤에 그 말씀에 비추어보아 회개할 필요성을 깨달아 회개를 한다는 논리적 연결성이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참회 의식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질 때 가장 논리적이고 효과적입니다. 첫째, 참회를 촉구하는 성경 본문이나 십계명 등을 읽어줌으로써 그것이 거울이 되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합니다. 둘째, 참회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참회기도는 공동으로 하는 것과 개인적으로 하는 것, 두 가지를 모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사죄의 선언 내지는 용서의 확신 등을 통해 마무리를 해주는 일입니다. 회개의 기도를 했으면 반드시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통하여 용서의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