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17. 광고나 새신자 환영도 예배 순서에 해당되나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1. 3. 00:01

▒ 예배 시간에 표창장이나 감사장 같은 것을 주어도 되나요?

▒ 광고 시간에 광고를 했는데 목사님이 설교하기 위해 등단해서 다른 내용의 광고를 또 하십니다. 한 번에 다 하면 안 되나요?

▒ 예배 시간에 새신자 환영을 꼭 그렇게 거창하게 해야 하나요? 

▒ 광고나 새신자 환영, 표창장 수여 등의 순서 때문에 거룩한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거나 경건한 예배를 드리는데 방해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대부분의 교회에는 예배 중에 광고 순서가 있습니다. 새신자 환영 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순서들은 '성도의 교제' 시간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과연 이 순서들은 예배의 요소 중 하나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이들은 예배 중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선 이들 각각의 본질과 성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광고는 글자 그대로 '널리 알리는 교회의 소식' 입니다. 그 내용은 주로 교회의 행사 계획, 당회나 남녀전도회 등 각 기관의 행사와 회의에  관한 사항. 그리고 교인들의 애경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둘째로, 새신자 환영은 당일 새로 나온 사람을 소개하고 환영하는 순서입니다. 대개 교회는 새신자들을 일어서게 한 뒤 환영의 박수를 치거나, 꽃다발을 갖다 주거나, "너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라" 등의 노래를 불러줍니다. 마지막으로 '성도의 교제'는 교인들 상호 간에 인사하는 시간입니다. 한국교회에서는 교인들이 모두 긴 장의자 속에 '갇혀' 앉아 있으므로 그저 옆 사람과 고개를 숙이며 간단하게 인사를 하는데, 이때에 '할렐루야',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등의 말과 함께 인사하기도 합니다.
이것들이 과연 예배 순서 중의 하나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하나는 이들이 예배의 이념에 맞는가 하는 것을 살피는 신학적인 검토이고, 또 하나는 이 순서들이 정말로 예배의 순서 중 하나로 존재해왔는가 하는 것을 살피는 역사적인 고찰입니다.
먼저 신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예배의 의미는 일차적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최고의 행위'라는 말 속에 들어 있습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예배가 고도의 경건성과 지극한 정성 가운데에서 드려져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예배가 하나님의 현존 앞에서 행해지는 사건임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예배의 의미를 제시해주는 또 하나의 정의는 예배가 '하나님을 위한 회중의 봉사와 회중을 위한 하나님의 봉사'라는 말 속에 있습니다. 이는 예배가 하나님과 인간의 대화이며, 따라서 인간이 하나님께 말하는 행위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행위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광고는 이러한 예배의 정의에 부합될까요? 광고는 그 성격상 교회가 성도들에게 알리는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광고는 인간이 인간에게 말하는 사건이기 때문에 '인간을 위한 인간의 봉사'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배의 순서가 될 수 없습니다. 새신자 환영 역시 같은 논리로 예배의 순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성도의 교제는 성격이 약간 다릅니다. 성도의 교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이루어진 성도와 하나님 사이의 화해가 동일하게 성도들 사이의 화해로 귀결되는 것을 확인하고 표현하는 사건이므로 예배에 포함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초대교회의 예배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2세기 중반에 기록된 순교자 유스티누스의 글들을 보면 '평화의 인사'가 예배 순서 중의 하나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광고나 새신자 환영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4-6세기의 예배 순서를 보아도 서방교회나 시리아, 이집트, 예루살렘의 교회가 모두 평화의 인사를 행했지만 광고나 새신자 환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성도의 교제는 예배 중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초대교회 이래로 성도의 교제는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는 주님의 말씀(마 5:23-24)에 따라 봉헌 순서 직전에 행해졌습니다. 물론 봉헌은 설교가 끝난 뒤 성만찬을 시작하기 전에 행해집니다.
그렇다면 광고나 새신자 환영은 예배에서 하지 말아야 할까요? 실용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것들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모임에서 이것들은 꼭 필요한 순서입니다. 그렇다면 예배 밖에서 행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축도가 끝난 뒤에 오르간 또는 성가대의 후주를 하지 말고, 모든 성도가 참석한 상태에서 새신자들을 환영하거나 광고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멀티미디어 등의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한 주 동안에 출산을 한 가정이 있으면, 심방을 갈 때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새로 태어난 아기를 촬영했다가 광고 시간에 소식과 함께 신생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온 성도가 보다 더 생생하게 그 사실을 인식할 수 있고, 더 효과적으로 축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례를 당한 가정이 있으면 장례 예배를, 개업한 교인이 있으면 새로 개업한 가게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입니다. 새신자 환영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주에 새로 등록한 사람의 얼굴을 이번주 광고 시간에 화면으로 보여주면 본인들도 고마워하고 성도들도 그들을 더 잘 알아보고 교회 생활을 잘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광고와 새신자 환영을 마친 뒤 모두 함께 '흩어짐 송' 등을 부르는 동안 집례자가 먼저 퇴장해 있다가 노래가 끝나고 나가는 회중에게 인사를 한다면 예배는 예배답게 드리고 광고와 새신자 환영도 더욱 성대하게 축제처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 예배의 문제는 모든 것을 '묵도와 축도 사이에' 하려고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배 외적인 것들이 함께 뒤섞여서 예배인지, 전도집회인지, 문화집회인지 그 성격이 모호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예배가 예배다워지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예배가 될 수 없고, 다른 성격의 집회들도 예배 비슷하게 되어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