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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에 관한 질문과 답변」

Q19. 헌금 순서는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리마대 사람 2022. 11. 3. 13:11

▒ 어떤 교회는 예배당에 들어가면서 지정된 헌금함에 헌금을 드리고, 또 어떤 교회는 예배 시간에 헌금바구니를 돌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 설교 말씀을 듣기 전에 헌금하는 것과 들은 뒤에 헌금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옳은가요? 초대교회와 중세교회는 어떻게 헌금을 드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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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중 봉헌 순서를 어디에 위치시켜야 하는지에 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이는 말씀을 듣고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서 드리는 것이므로 설교보다 나중에 와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한 주간의 감사를 모아서 드리는 것이므로 설교보다 앞에 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어떤 방식이 옳을까요? 성경시대와 초대교회의 공동체는 어떻게 했으며 이에 관한 교회의 전통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는 봉헌이 무엇이냐에 대한 정의가 먼저 내려지면 저절로 답이 나오리라 여겨집니다.
주님이 부활 승천하신 직후 교회가 행한 봉헌의 관습은 "성도를 위하는 연보에 관하여는... 매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수입에 따라 모아 두어서 내가 갈 때에 연보를 하지 않게 하라"(고전 16:1-2)는 말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즉 신약의 교회는 '주일', 즉 주님이 부활하신 날에 봉헌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봉헌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대략 네 가지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마지막 만찬석상에서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드리신 행위를 의미합니다. 둘째,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이 자기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가 성만찬을 거행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셋째,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이 희생을 기념하면서 교회가 성만찬을 거행할 때에 바치는 '빵과 포도주'를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이러한 일들을 행함에 있어서 예배자들이 자신을 바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중에서 세 번째의 개념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지으신 밀과 포도 열매를 인간이 땀과 노력을 기울여 빵과 포도주로 만들어 창조주 하나님께 다시 돌려드리면, 하나님께서 성만찬을 통해 그것을 다시 한 번 변화시켜 은총과 계시의 수단으로 사용하시게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의 개념은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이라"고 한 로마서 12:1의 가르침과 연결됩니다.
그렇다면 예배 중 봉헌의 위치는 어디일까요? 해답은 자명해집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초대교회의 봉헌은 언제나 성만찬과 관련이 있었으며,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성만찬 직전에 행해졌고 이는 '말씀', 즉 설교 이후가 됩니다. 이러한 순서는 신약성경보다 약간 후대에 기록된 순교자 유스티누스의 『첫 번째 변증문』에 명확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이라 불리는 날에 한 장소에서 도시나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집회가 있는데, 거기서는 사도들의 언행록이나 예언자들의 글이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낭독됩니다. 낭독자의 낭독이 끝나면, 그 집회의 인도자는 강론을 통하여 이러한 고귀한 일들을 본받으라고 권고합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모두 함께 일어서서 기도를 드립니다. 기도가 끝난 뒤에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떡과 포도주와 물을 가져오고 인도자는 마찬가지 방식으로 힘있게 기도와 감사를 드리며 회중은 아멘으로써 화답합니다. 그 다음에는 성별된 떡과 포도주와 물이 각자에게 분배되고 부제들은 결석자들에게 그것을 가져다줍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초대교회의 예배는 성경봉독, 설교, 공동기도 등으로 구성된 '말씀 예전'이 먼저 오고, 그 뒤에 떡과 포도주의 봉헌, 감사기도, 떡과 잔을 나눔 등으로 구성된 '성찬 예전'이 뒤따라오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들어 있는 논리는 이것입니다. 즉 봉헌은 주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응답의 행위인 동시에 성만찬을 거행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행위이므로 설교 이후에 그리고 성만찬 이전에 와야 합니다. 물론 설교 이후에 오되, 신앙의 고백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봉헌을 해도 좋습니다. 이는 우리가 믿는 바를 단순히 고백하는 것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고백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성찬식을 거행하지 않는 예배라 하더라도 봉헌의 순서는 여전히 설교 이후에 오는 것이 순리입니다. 왜나하면 봉헌은 하나님께서 창조주가 되신다는 것과, 그 창조주께서 베풀어주신 모든 것 중에서 일부를 하나님께 되돌려드린다는 신앙고백의 성격을 띠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는 '봉헌'이란 예배 중 예물을 앞으로 가져다가 바치는 것을 의미하므로, 실제로 성도들이 예물을 언제 어떻게 바치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가능한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예배 중 설교가 끝난 뒤 적당한 시점에 실제로 헌금을 거두고 그것을 모아서 앞으로 가져다 바치는 방식이 있고, 또 한 가지는 예배당에 들어가면서 입구에 비치된 헌금함에 헌금을 하고 예배 중 봉헌 시간에는 봉헌 위원이 이것을 꺼내다가 앞으로 바치는 방식입니다. 만일 전자를 택할 경우에는 헌금함을 회중석 맨 앞에 두고 모든 성도가 앞으로 나가 헌금을 바치게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자발적으로 봉헌에 참여한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후자는 초대교회의 방식이기도 하며, 또한 초신자나 불신자들로부터 헌금을 '강제로' 걷는다는 엉뚱한 비판을 받을 소지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봉헌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예배자의 응답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진정한 봉헌은 단지 돈을 바치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행위라야 하며, 이렇게 될 때에만이 비로소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합당한 예물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