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버스가 사고가 나는 경우, 버스 승객들 중에 특별히 억울한 사람들이 생겨난다.
①자차가 고장나서 딱 하루만 버스를 탄 사람
②출발하는 버스를 보고 달려와서 가까스로 버스에 탄 사람
③졸다가 정류장을 지나친 사람
④버스를 잘못 탄 사람
이와 같은 억울함이 생겨나는 이유는... 사람이 앞날을 예견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세웠을 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목표달성에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을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행동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와 같이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는 주변의 상황이 돌발적으로 변할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만 한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반영한 계획을 세우고 나면 흔히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하며, 실행 과정에서 혹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을 기대할 수 있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일반적인 생각은 이와 같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이와 같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계획을 세운 주체인 '사람'이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돌발적인 상황변화까지도 고려했다고 하지만, 과연 사람이 모든 돌발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까,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돌발상황이 발생할까를 생각해보면 의외성은 당연하게 생각된다.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을 꺼내시면서...
(누가복음 12:15)
15 그들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
탐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누가복음 12:16-21)
16 또 비유로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시되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17 심중에 생각하여 이르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까 하고
18 또 이르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19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20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21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이 이야기는 탐심의 최후에 관한 말씀일 뿐만 아니라 재물로 인해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사람의 연약함에 관한 말씀이기도 하며, 또한 앞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어리석음과 그로 인한 한계, 그리고 삶의 덧없음에 관한 말씀이기도 하다.
"신과의 인터뷰"라는 글을 보면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놀랍게 어리석은?) 점 가운데 한가지가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사람은 잠시 후의 일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살며, 잠시 후의 일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더불어 결코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연약함 때문에 마치 '결코 살아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창 위인전을 열심히 읽으며,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과 같은 위인이 되어 위인전에 실리는 삶이 가치있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그것이 과연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싶어졌다. 위인전에 실릴 무렵이면, 내 존재의 실체는 이미 사라졌고, 남은 것은 아름답게 가공된 신화에 불과할 테니 말이다. 삶의 의미와 가치는 역사 속에 혹은 사회 속에 이름을 떨치는 것보다 그저 지금 내 주변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뿐이다.
잘 살아보겠다고, 뭔가를 이루어보겠다고, 유명해지겠다고 애쓰는 모습을 주위에서 보곤 한다. 때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그것이 의미있는 삶이라고 인식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까지 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으며, 그렇게 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제주도를 방문하겠다는 목표가 생겨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일의 실행이 필요하게 되었다.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을 확인하고, 날씨가 좋아 문제없이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여 이동계획을 수립했다.
그런데, 탑승구 앞에 줄을 서 있는 동안, 출발지연이 안내되었다. 안내에 따라 탑승을 기다리며 멍하니 서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준비가 안되었다고 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30분을 기다려 탑승할 수 있었지만, 만일 3시간이었다면? 만약 3일이었다면?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밖에 없는 것이다.
말씀이 떠올랐다.
(잠언16:9)
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33)
33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잠언 20:24)
24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유한함에 속한 사람이 걸어가는 모든 걸음의 순간들은... 실은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의 길을 걸어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매 순간 눈 앞의 순간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걸음을 옮기는 것 뿐이 아닐까 싶다.
이런 근사한 생각 한편으로는 비행기가 반드시 안전하게 운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리 아프게 기다려서 비행기를 탔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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