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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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안녕하세요"를 보면서

아리마대 사람 2015. 7. 29. 11:18

평양에는 장애인이 없다고 한다. 뭐...우리나라도 얼마전까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장애인을 볼 수가 없었다.

집집마다 안 아픈 사람없고, 한 집 건너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 우리네 삶의 현실이며, 몸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와 같이 '검열'을 하는 이유라면 아마도 보기에 불편하다는 것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어떤 대상을 두고 '좋다', '나쁘다'를 자의적으로 규정해서 제한을 가하는 것을 독재나 억압의 한 특성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한 때, 최고위층 커플과 닮아서...이마가 돋보였던 탤런트와 턱이 돋보였던 개그맨을 방송에서 못봤던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분류기준은 나름 근거있고 적절하게 생각된다.

자라오면서 우리나라에서 민주화가 싹을 틔우고 발전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니, 과연 민주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장애인들이 드러나서는 안될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식되게 되었으며, 이제는 방송에서 언급되고, 함께 방송에 출연을 하며, 방송을 진행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위에서 언급한 기준으로 보자면 독재나 억압의 시대가 걷히고 우리나라 사회가 이전보다 크게 민주적인 사회로 변화, 발전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아픈 사람', '장애인'의 정의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신체만을 가리켜 구분했다면, 요즘은 마음까지 포함해서 봐야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환자나 장애인이 살고 있는 시대이다.

 

월요일 밤이면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하여, 고민을 꺼내놓고, 고민으로 인한 고통을 나누고, 고민사연에 대한 공감도를 채점하는 단순한 프로그램이다.

흥미로운 것은, 마음 한구석 어두운 곳에 쌓아서 담아두고 있던 고민거리들을 스튜디오의 밝은 불빛 아래에서 연예인들이 사연읽기를 통해 끄집어 내어 많은 사람들 앞에 꺼내어 놓는 과정이 그 자체로 치유과정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에 '내적치유'의 과정이라는 것이 있다. 각자가 마음 깊은 곳에 은밀하게 쌓아서 담아두고 있던 '죄'를 꺼내놓고 (대개 글로 적음), 이를 회개하고, 이제 이후로는 나와 상관없다고 선언함으로써 마음을 짓누르던 죄책감과 죄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움을 얻고 새 삶을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안녕하세요'의 진행과 같이 단순한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발휘하는 위력은 결코 작지 않다. 하나님을 믿지만 여전히 죄로부터 자유함을 얻지 못하고 죄책감과 괴로움 가운데서 살아가는 인생들로 하여금 매우 단순한 방식으로 기쁨과 감격을 온전히 누리며 하나님께만 속하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가 이와 많이 닮아 있다.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것을 꺼내도록 도와준다. 꺼낸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단순한 해법을 제공한다. 그리고 꺼내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과정이 된다. 또한, 삶의 질곡을 경험해 왔으면서도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웃길 줄 아는 경험많고 노련한 사회자들이 웃음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며 공감하는 모습을 나누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두렵고 어둡고 아프고 슬픈 한풀이의 장이 아니라 즐겁고 기쁘고 재미있는 힐링의 장이 되도록 도와준다.

이와 더불어 이 프로그램이 전하는 것은 다양한 삶의 모습이다. 소개되는 고민거리들은 방송에서 고민거리로 다루어질 정도로 정도가 심하지만, 분명히 출연자들의 주변에 존재하는 일상 속의 문제들이며, 어쩌면 시청자나 방청객들의 일상 속에서도 만날 수 있을 법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일상에 존재하면서도 일상을 넘어선 정도의 다양한 사연들은 과거에 강제로 보이지 않도록, 들리지 않도록 가리워졌던 장애인들과 비슷하다. 이러한 사연들을 나누는 것 또한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성숙해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태복음 24:12)

12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

 

(마가복음 13:12)

12 형제가 형제를, 아버지가 자식을 죽는 데에 내주며 자식들이 부모를 대적하여 죽게 하리라

 

(디모데후서 3:1-4)

1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2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3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4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갈수록 세상은 사랑이 식어지고 있다. 굳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뉴스를 통해 너무도 많은, 너무도 끔찍한, 너무도 어이없는 사건들이 가족 간에, 친지 간에 벌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사건들이 보도되고 있다. 이제는 그러한 뉴스를 보는 것이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안녕하세요"는 이런 세상 가운데에서 가족 간의, 친척 간의, 친구 간의 갈등과 오해를 풀어 사랑을 회복시키는 일을 감당하는 프로그램으로 생각되어 매우 대견하다.

 

(요한복음 13:34)

34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