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째 도전 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이를 보도한 기사들 중의 하나의 제목은 대부분 "누리호"가 "우주로" 발사되었다는 것이었다.
누리호, ‘우주로’
누리호, 우주로 향하다
누리호 우주로…다음 목표는 ‘달’
누리호 우주로 날아올랐다 “열려라, 하늘문”
누리호 우주로 날았다…발사 성공, 우주시대 활짝
누리호 우주로 날았다...과기부 “계획대로 비행”
누리호 발사 ‘성공’…세계 7대 우주 강국 열었다
민간 기술 집약된 누리호…우주로 비상
우리 힘으로 만든 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우주로…우주시대 힘찬 도약
기사들의 제목만 보더라도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우주로 날아올랐고, 향후에는 달까지 발사체를 보낼 것이며, 누리호는 우리나라 민간기업들이 힘을 합쳐 만든 한국형 발사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누리호...
누리호가 날아올라...
누리호가 날아올라 향한 그 곳...
낮엔 푸른 하늘과 때때로 아파트 고층을 가릴 정도로 지면 가까이 다녀가는 듯 느껴지는 구름때문에 실감이 덜 하지만, 밤이면 한없이 깊고 신비한 어둠으로 보여지는 하늘과 어쩌면 정말로 토끼들이 방아를 찧고 있을 것만 같은 달,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들로 인해... 혹은 어쩌면 어릴 적 신비로 가득찬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를 볼 때마다 마지막에 들려지던 성우아저씨의 인상적인 나레이션으로 인해... 머리 위 하늘 너머의 우주는 꿈과 낭만과 신비로 가득하고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반드시 도달해야만 할 신세계처럼 생각된다.
그래서 누리호의 발사 성공 소식에 한결같이 우리 손으로 만든 "누리호"가 마침내 저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고 감격스럽게 표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리호가 날아올랐다는 사실이 주는 감격을 가라앉히고 생각해 보면...
누리호가 날아올랐다는 그 '우주'는 어떤 곳일까?
과연 누리호가 날아올랐다는 그 '우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간의 호기심은 우주를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달에 다녀오고,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을 거쳐 태양계 밖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을 보내고, 대기권 너머로 망원경을 발사하여 우주를 관찰하는 등 우주를 알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지만, 우주에 관한 물리 이론들은 여전히 과학이 아닌 그저 상상의 결과물과 같은 이야기들을 최첨단 연구의 결과로서 말하고 있는 중이며, 우주는 여전히 수많은 비밀들로 가득찬 그림자 숲 너머의 넓디 넓은 비밀의 화원과 같다.
가끔씩 우주에 관한 흥미 때문에 우주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곤 하는데, 우주에 관해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지적 호기심이 아니라 실은 창세기의 짧은 구절 때문이다.
(창세기 1:2)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이 말씀은 하나님의 창조 이전의 상태를 묘사한 구절이기는 하지만, 저 "흑암이 깊음 위에 있다"는 표현이 우주공간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는지 뜬금없이 감탄할 때가 있다. 별들이 있기 전, 빛조차 없던 우주 공간을 이보다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정확하고 냉정하고 직접적인 사실의 기술인 동시에 문학적이고 감각적이고 간접적인 묘사이기도 하다.
감탄과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은... 도대체 흑암은 어느 정도의 깊음 위에 있었던 것일까...
지금의 지식으로는 우주의 크기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관측가능한 우주의 크기를 약 465억 광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의 모든 방향에서 아주 오래된 빛이 균일하게 들어오고 있으며, 이 빛을 분석해 보니까 대략 465억 년 가량 되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3차원적 개념이 따르면 지름이 930억 광년쯤 되는 구와 같은 공간을 관측가능한 우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우주의 나이를 약 138억 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하니까, 138억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465억 광년의 거리만큼 멀어졌다는 얘기이므로 빅뱅 이론을 참고하다면 빅뱅 이후 우주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밤하늘이 눈부시게 환하지 않은 이유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런 논의는 순전히 관측가능한 우주 내에서의 얘기이다. 관측가능한 우주의 개념적인 크기를 따져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관측가능한 우주, 곧 465억 광년 바깥쪽의 우주는 어떨까? 관측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게다가 우주는 빛보다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 조차 없는 것이다. 태양계 밖으로도 여전히 별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고, 은하계 밖으로도 여전히 은하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듯이 관측가능한 우주 바깥쪽으로도 여전히 흑암이 깊음 위에 존재하고 있다면... 고등학교 때, 수학시간에 배웠던 무한대(∞)는 단순히 수학적 개념일 뿐만 아니라 실존하는 물리적 실체인 것이다. 그러나 무한대가 실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세기 말, '수학적 사고의 가장 놀랄 만한 성과임과 아울러 순수 지성적인 영역에서 인간이 구현해 낸 가장 아름다운 업적의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던 집합론을 만든 칸토르는 그 이전까지 '말'이나 '개념'에 불과한 것으로 취급되던 무한을 세었던 수학자였다. 칸토르는 무한을 '수학의 언어'로 나타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무한히 많지만 서로 다르게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은 같은 무한이라는 것을 밝혔고, 큰 무한과 작은 무한을 계산했다. 그러나 다른 수학자들의 공격과 상식을 벗어난 자신의 연구결과로 인해 정신병에 걸려 마침내 정신병원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무한은 수학적으로는 개념적 접근이 가능하지만 사람의 머리로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영역인 것이다. 물리적 실체인 '무한한 우주'가 그러하다.
관측가능한 우주를 넘어선 전체 우주의 크기는 측정하기는 커녕 추측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크기만이 아니라 그 모양도 알 수가 없다. 과연 모든 방향으로 균등하게 팽창하는 구의 형태인지, 혹은 막대 모양인지 침작조차 할 수가 없다.
우주에 관해 모르고 있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우주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많은 부분에 걸쳐 암흑이 존재한다.
우주를 구성하는 요소에 관해서도 알 수가 없다. 현재까지의 노력에 의해 우주는 27%의 암흑 물질과 68%의 암흑에너지, 그리고 나머지 5% 정도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은하의 움직임과 우주의 팽창을 볼 때 어떤 물질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주 내에는 대략 18억 광년에 걸쳐 퍼져있는 초거시공동이 존재한다. 이름 그대로 아주 거대한 크기의 비어있는 공간이다. 완전히 비어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우주공간에 비해 밀도가 20% 정도 더 적을 뿐이지만, 이곳의 중심에는 빛이 에너지를 잃게 만드는 기이한 특성도 발견되고 있는데 고유한 전파를 방출하는 블랙홀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블랙홀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우주를 이루는 네 가지 힘, 곧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전자기력, 중력 중에서 가장 약한 힘이자 세상에 지배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힘인 중력의 발생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 못하다. 아인슈타인의 이론 덕분에 질량이 더 큰 물체가 주변의 공간을 휘게 만들어 상대 물체를 자신쪽으로 끌어온다는 모델을 통해 중력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떻게 물질에 중력이 나타나는 것인지, 어떻게 중력이 시공간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동화나 소설, 혹은 만화 속에서 표현하고 있는 우리의 꿈과 희망의 대상이자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운 무한대의 실존이며 우리 머리 위로 힘쎈 로켓을 쏘아올려 높이 높이 올라가게 만들면 나타나는 우주는... 비록 까만 도화지에 흰색 물감을 묻힌 치솔을 이용해서 쉽게 표현할 수 있지만... 미지의 공간이다. 이에 관해서 알고자 인간은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지만 우주는 너무나 크고 광대한 영역이다.
우주에 관해 생각하다보면, 어느 외과의사가 수술을 반복하면서 인체의 기능과 신비에 관해 깊이 생각하다가 마침내 사람은 명백히 창조되었고 하나님은 존재하신다는 결론을 내리고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얽매이고,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반발력에 지배당하고,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에 얽매여 사는 인간 사고의 관성을 벗어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당연한 결론이 아닐까 싶다.
최근 압도적인 해상도를 지닌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했다. 이처럼 우주를 알고자 하는 지금까지의 노력과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노력과 앞으로 계속 이루어질 노력들이 더해져 쌓이고 쌓이면 그 노력의 결과들은 인간의 인식과 지성을 마침내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 앞으로 이끌어가지 않을까 싶다. 왜냐면 '깊음 위에 있는 흑암'인 우주는 우리의 일상에서 만들어지고 굳어져버린 사고의 관성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공간이므로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누리호가 지구 중력을 이기고 하늘 너머 우주로 발사되었듯이 필연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들과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반발력과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에 얽매여 사는 인간 사고의 관성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다 본다. 누리호가 날아올라 향한 그 곳을 향해 생각을 날려보낸다.
그 곳은 어떤 곳일까? 그 곳을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곳은 어떻게 생겨나 존재하고 있을까?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다윗의 표현이 이해되고 그 표현에 공감하게 된다.
(시편 34:3)
3 나와 함께 여호와를 광대하시다 하며 함께 그의 이름을 높이세
광대한 우주, 그리고 광대하신 하나님을 생각해 본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의 흔적들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누리호는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보존되어 있는,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바램의 표출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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