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형시인 센류를 통해 쓰여진 책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정형시라고 하면 역시 시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말에 딱 들어맞는 3-4-3-4 / 3-4-3-4 / 3-5-4-3의 규칙적인 운율을 따라 읽다보면 어느새 입안에는 노래가 흥건하게 고여 흘러내리고, 초장의 발단과 중장의 전개를 거치면서 고조된 감정이 종장에서 절정에 도달하여 마침내 종장 둘째 음보에서 분출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시조 중에 참으로 유명한 작품이 '하여가'와 '단심가'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하여가'는 조선 제3대 태종이 된 이방원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 왕조를 세우는 일에 정몽주가 가담할 것인지를 묻는 시조이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