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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한 조각

싱어게인 우승비결

아리마대 사람 2024. 2. 5. 00:20

몇 해전, 소위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불렸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무척 즐겨 보았었다.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 7명이 출연하여 경연을 벌인 후 '청중평가단'의 투표를 거쳐 최하위 1명이 하차하고 새 가수가 빈 자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노래로는 누구나 인정하는, 가수로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 역할을 맡아 다른 사람의 노래실력을 평가하고 지적하더라도 수긍할 만한 가수들이 모여서 아마 그들로서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고 살았을 법한 경쟁 속에서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가 되었다.
당시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진짜' 노래 잘하는 가수들, 그러니까 성대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기술적인 숙련도는 이미 충분히 갈고 닦았고, 가사에 감정까지 넘치게 담아 그들이 전달하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에게 감동까지 전달하는 예술가로서의 가수들의 노래를, 심지어 최선을 다하도록 경쟁까지 시켜가며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그간 수많은 경연 및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방송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형식이 식상해지고 별다른 긴장을 느끼지 않게 된 참에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싱어게인 - 무명가수전"이라는 정식제목과 같이 참가자격은 단 한 장이라도 앨범을 낸 적 있는 가수라야 한다는 것이며, 알려지지 않은 실력자, 지금은 잊혀진 가수 등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또한 오디션 형식이기에 유감스럽게도 참가 가수들은 최선을 다해 피말리는 경쟁을 해야했지만, 시청자들은 경쟁의 과정을 지켜보며 참가 가수 각자의 취향과 특기에 따른 다양하고 개성적인 음악들을 즐길 수 있었다. 2020년 11월에 처음으로 방송되었고, 2021년 12월에 후속작이 방송되었으며, 2023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세 번째 시즌이 방송되었다.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여러가지 면에서 화제가 되었고, 이런 저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세 번째 시즌의 방송이 끝나고 나니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싱어게인 우승 3인의 공통점

싱어게인 3에서 "유통기한을 알고 싶은 가수" 홍이삭이 우승을 차지했다.
싱어게인은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에서 홍이삭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싱어게인의 전 시즌 우승자가 모두 기독교인으로 기록됐다. 시즌 1에서는 이재철 목사의 아들로 인디밴드 따밴, 알라리깡숑에서 활동한 바 있는 30호 "나는 배 아픈 가수" 이승윤이, 시즌 2에서는 33호 가수 "나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가수" 김기태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기태 역시 크리스천으로 '천번을 불러도', '이제 역전 되리라' 등의 곡을 주일예배에서 특별 찬양한 바 있으며, 우승한 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싱어게인 시즌 3에서는 우승자에게 상금 3억원, 2위와 3위에게는 활동 지원금 3천만원, TOP10에게는 전국 투어 콘서트 참여 혜택이 주어졌다.
홍이삭의 부모가 사역하고 있다는 아프리카 우간다는 '2024 월드 워치 리스트: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 기준'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 정도가 '높음'인 지역이자 특히 기독교에 대한 폭력 정도가 전세계 8위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기독교인으로서 사역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오랜만에 만난 홍이삭의 가족은 서로를 향한 사랑과 미안함을 내비쳤다.

싱어게인 시즌 3의 우승자가 정해지고 난 후의 다양한 분석들 중에서 '우승자들은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분석결과에 대한 반응도 다양한데, 한편에서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의 자녀라는 점에서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반응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싱어게인 우승공식'이라는 비아냥 섞인 반응도 등장했다.
노래 경연 대회가 끝난 후, 이처럼 노래 외적인 부분과 관련된 조금은 독특한 분석이 나오게 된 데는 아마 결정적으로 시즌 3의 우승자인 홍이삭이라는 가수와 관련해서인 듯 싶다. 결승전에 참석하신 홍이삭 가수의 부모님들께서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대학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교육선교사분들이라는 점이 크게 화제가 되었고, 이에 따라서 어릴 적에 부모님을 따라서 파푸아뉴기니에서 살았던 이력과 이름이 '이삭'이라는 점도 새삼 주목받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복음성가 가수로서 "하나님의 세계"라는 곡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는 점과 싱어게인 시즌 3 초반부터 결승까지 소위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처음부터 끝까지 1등을 달린다는 의미로서 경마에서 유래된 용어)' 우승을 했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특별히 '싱어게인 우승공식'이라는 반응은 복음성가 가수로서 활동하며 자신의 곡과 이름을 기독교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난 후에 싱어게인 등의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유일신을 숭배하는 '극렬' 성향의 기독교인들이 시청자 인기투표에 표몰이를 해줌으로써 쉽게 우승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비아냥에서 비롯된 것이다. 홍이삭 가수가 결승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에 살짝 음이탈이 발생했음에도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우승을 하다보니 이처럼 삐딱한 반응이 나오게 된 듯 싶다. 
 
그런 비아냥을 받아들이고 생각해보면... 3번의 방송에서 모두 기독교인들이 우승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러한 독특한 분석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아마도 악동뮤지션의 경우가 사람들의 뇌리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악동뮤지션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 스타 시즌 2에서 대단히 독특한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등의 자작곡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노래보다도 더 화제를 모았던 것은 이들이 몽고 선교사의 자녀로서 홈스쿨링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화제의 경연 프로그램인 싱어게인의 우승자 세 명이 모두 기독교인으로서 심지어 목회자의 아들, 선교사의 아들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아마도 알게 모르게 악동뮤지션의 경우와 연결되어 비록 설득력은 없지만, 나름의 논리를 갖춘 분석이 등장하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선교사의 자녀들, 목회자의 자녀들을 생각하면 안쓰러운 생각이 앞선다. 아마도 원치 않았을 삶, 본인의 의사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할 것이 분명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태어나보니 아프리카', '눈떠보니 동남아'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을 제외한 소형교회나 개척교회 목회자의 자녀들, 선교사의 자녀들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과 열악한 환경 탓에 교육을 통한 충분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홍이삭 가수의 경우에도 한동대학교를 다니다가 버클리 음대에 지원해 합격했으나 비싼 학비와 심한 부정교합 때문에 3학기만에 휴학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싱어게인의 우승자들과 같이 소위 '빛을 보는' 목회자의 자녀들의 소식을 듣고 한다. 교육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목회자나 선교사로서 사역을 하느라 바쁜 부모들이 자녀들을 방임하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고 자유롭게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빛을 보는' 분야들이 학업보다는 주로 예능쪽이라는 점이 그러한 추측에 힘을 싣는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다른 또래들처럼 국영수의 쳇바퀴에 빠져 재능과 전혀 맞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떼다가 어쩌면 낙오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한 가지의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그냥 두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지전능하시며 대단히 꼼꼼하신 하나님(너그러우시지만 엄밀하신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세밀하게 살피신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목회자나 선교사의 삶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정과 자녀들까지 살피시고 돌보실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무조건, 무작정 그들의 자녀들에게 마술과 같은 복을 부어주시리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나님은 공의로운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승자들은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에 따라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반응이나 '싱어게인 우승공식'이라는 반응이 나오게 된 이유는 아마도 이승윤 가수, 김기태 가수, 홍이삭 가수가 소위 '빛을 봤다', '잘 됐다', '잘 풀렸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 내부적에서 통용되는 용어지만, 세상 사람들도 공유하는 개념인 '복 받았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각과 같이 과연 이것을 복으로 인식해도 될까?
세상살이 중에 흔히 언급되는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사람은 인생의 화와 복을 단정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이 점은 세상 사람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며, 기독교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화와 복은 오로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만 아신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어게인의 우승자 발표에 대해 잘 알려져있는 새옹지마라는 말을 잊은 채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반응이나 '싱어게인 우승공식'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선교사의 자녀니까'라는 생각에 안으로 심하게 팔이 굽는 성향이나 '유일신을 숭배하는 배타적인 기독교인들의 맹목적인 집단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반기독교적 세태의 영향일 것이며, 이들 모두는 눈 앞의 결과만을 보고 환호하거나 입을 삐죽거리는 행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 있.
일단 우승이 좋은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참으로 중요한 것은 조명을 받은 후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다. 성경에서 말할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인정받는 지혜의 대명사인 솔로몬이 이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이스라엘 백성을 재판하는데 필요한 '듣는 마음'을 구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지혜와 더불어 부귀와 영광도 주셨다. 
(열왕기상 3:10-13)
10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든지라
11 이에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장수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 원수의 생명을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으니
12 내가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13 내가 또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네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
그러나 솔로몬의 삶은 그가 중요한 말씀을 놓쳤음을 보여준다.
(열왕기상 3:14)
14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 같이 내 길로 행하며 내 법도와 명령을 지키면 내가 또 네 날을 길게 하리라
그래서 결국은 하나님 앞에 온전하지 않은 모습, 악을 행하는 모습이 되고 만다.
(열왕기상 11:4)
4 솔로몬의 나이가 많을 때에 그의 여인들이 그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따르게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하지 못하였으니
(열왕기상 11:6)
6 솔로몬이 여호와의 눈앞에서 악을 행하여 그의 아버지 다윗이 여호와를 온전히 따름 같이 따르지 아니하고

 
싱어게인 시즌 3까지의 우승자들이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소식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그들이 세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로 갔기 때문이다. 부디 그들이 자신의 배만을 불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가운데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그것이 아마도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태도이자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며, 그들 자신이 하나님 앞에 온전하지 않은 모습이나 악을 행하는 모습이 되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날이 길게 되는 비결일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의 형제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기도일 것이다.
부디... 그랬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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