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 잠깐 스쳐가는 말씀 한 조각

말씀 한 조각 만으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삶의 모습 52

삶의 모습...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의 뚱4가 출연하여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재미를 보여주는 "맛있는 녀석들"이란 프로그램에는 '쪼는 맛'과 '한입만'이라는 규칙이 있다. '쪼는 맛'은 식사 전 일종의 전채와 같은 코너인데, 복불복 게임을 통해 식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구경만 해야 하는 한 명의 출연진을 선정하는 순서이다. 쪼는 맛을 통해 선정된 한 명의 출연진에게 유일하게 단 한번의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한입만'이다. 식사를 못하게 된 출연진이 '한입만'을 외치면 먹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우선권이 주어진다. 우선권이기는 하지만, 음식을 숟가락에 쌓아올려 단 한 번만 먹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만약 떨어뜨리거나 물을 제외한 음식물이 입에 닿으면 한입을 먹은 것으로 인정하여 우선권을 박탈당한..

◇ 삶의 모습 2020.10.13

백영심 간호사, "케냐 · 말라위 30년"

'상금 4억원은 아프리카에... 내 옷값은 1달러' ====================================================================== 1990년 9월,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당시 28세이던 백영심 간호사가 아프리카 케냐로 의료 선교를 떠나던 날이었다. 돌아올 날은 정해지지 않았다. 부모님은 공항 바닥에 두 다리를 쭉 뻗고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백 간호사는 2남 4녀 중 셋째 딸. 제주 조천읍 함덕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제주에서 마쳤다. 자식을 육지로 내놓는 일만 해도 조마조마했는데, 그 귀한 셋째 딸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프리카로 간다니... 백 간호사를 아프리카로 파송했던 한국 교회조차도 그가 금방 돌아올 줄 알았다. 처음엔 정식 선교사 월급 대신, 교회..

◇ 삶의 모습 2020.09.30

책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The last moment of one's life)』

도서판매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된 '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책... 다음과 같은 광고 문구가 적혀 있었다. 죽음을 앞두면 모든 걱정과 근심은 도토리가 된다 1시간 후, 내 삶이 끝난다면 나는 무엇을 가장 후회하게 될까? 무엇을 가장 그리워할까? 그리고, 그 아래에 광고 그림이 나타나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독자는 무엇을 생각해보아야 하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

◇ 삶의 모습 2020.08.12

스며드는 것에 대한 여유

어릴 적 '웃으면 복이와요'나 '고전유머극장' 등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난 후 임종을 맞이하는 장면에서 서영춘씨나 구봉서씨 같은 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꼴까닥' 소리를 내곤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죽는 그런 장면에서 사람들은 모두 깔깔 웃곤 했다. 조금 더 자란 후 보게 된 리쎌웨픈, 다이하드 등의 허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주인공은 한쪽 눈가에 멍이 든 채로 악당들의 총구 앞에서도 끝까지 악당들에게 재치있는 농담을 건네며 웃곤 했다. 그런 장면들이 무척 인상깊었고, 그래서 영화 전체의 내용보다 그런 장면들이 머리에 남아 있다. 그저 '코미디니까...' 또는 '영화니까...' 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죽음 앞에서 어떻게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궁금했고, 또한 나도 ..

◇ 삶의 모습 2020.08.11

후회...

당시에는 너무도 힘들고, 너무도 어렵고, 너무도 화가 나고... 시간이 지난 뒤 돌아보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될 때가 참 많다. 이 후회는 참 아프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한 번뿐이기 때문이다. (에베소서 5:15) 15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 사람들은 말한다. 그때 참았더라면, 그때 잘했더라면 그때 알았더라면, 그때 조심했더라면 훗날의 지금이, 바로 그때인데 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 그때만 찾는다.

◇ 삶의 모습 2020.08.11

칼(Karl)과 엘리(Ellie), 『업(Up)』

애니메이션 업(Up, 2009)의 오프닝. 어릴 적, 위대한 모험가의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며 함께 모험을 다짐하던 칼과 엘리. 이 두 꼬마는 자라서 결혼을 하고, 엘리가 칼의 출근길에 넥타이를 매주는 소소한 일상의 삶 속에서, 인생의 문제들을 함께 겪으며 나이가 들어간다...ㆍㆍㆍ 가만히 생각해보죠... 삶은 무엇일까요?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삶은 내가 원해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삶은 내가 원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내게 삶을 주신 분이 계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게 삶을 주신 의미와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알 수 있습니다. 내게 삶을 주신 분의 뜻대로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입니다. 잘 살아야 만족스럽게 삶을 끝맺을 수 있습니다. 삶은 선물입..

◇ 삶의 모습 2020.07.01

오츠 슈이치,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

일본의 호스피스 전문가인 오츠 슈이치(大津秀一)씨가 죽음이 임박한 말기 암환자 1000여명을 돌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이 죽기 전에 남긴 이야기를 정리하여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란 책을 발간했다. 살아가는 동안, 막연하게 인생은 많이 남아있고 죽음에 관한 일은 저멀리 딴 나라 얘기같이 생각되지만... 막상 삶의 마지막을 앞두게 된 사람들은 아래의 25가지를 비롯한 후회들을 한다고 한다. 죽음 앞에 놓인 사람의 모습은 보편적인 특성을 갖게 되겠지만, 이런 류의 책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책을 접할 때는...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책의 내용에는 일본사회라는 환경적 특성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일본사회에는 하나님을 믿고 ..

◇ 삶의 모습 2020.06.18

홀리 버처, "인생 조언"

병으로 세상 떠난 27살이 당신에게 남긴 '인생 조언' ====================================================================== 시한부 인생을 살던 20대 여성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여성은 숨을 거둔 후, 가족들은 페이스북으로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너무 일찍, 너무 큰 시련을 견뎌야 했던 27세의 진솔한 인생 조언이 담겼다. 호주 브리즈번에 살던 홀리 버처(Holly Butcher)는 희귀 골육암을 앓았다. 그는 "스물 여섯 살에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이건 당신에게 벌어지기 전까지 그냥 무시하는 일들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그게 바로 삶이다. 인생은 깨지기 쉽고, 소중하고, 예측할 ..

◇ 삶의 모습 2020.06.17

장영희 교수, 『내가 살아보니까』

서강대 장영희 교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내가 살아 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더라..

◇ 삶의 모습 2020.06.14

이복순 씨, "여자의용군"

인사과장이 쥐어준 소총과 수류탄 들고... 키148cm 전방의 '꼬마여군' 《6·25전쟁에는 여군도 참전했다. 국난을 방관할 수 없다며 자진 입대한 이들이었다. 여자의용군 이복순 씨(87)는 당시 전방에서 활약했다. 그와의 인터뷰를 1인칭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사람들은 농담인 줄 안다. 내 말을 한 번에 믿는 이는 거의 없다. 나는 여든일곱 할머니다. 동네 어귀 의자에 앉아 볕을 쬐는, 어느 동네에나 있는 백발노인이다. 젊은 시절에 잰 키는 148cm였다. 나이가 들고 몸이 위축되면서 이마저도 더 작아졌을 것이다. 동네 지하철역까지는 걸어서 50분이 걸린다. 남들은 10분이면 가는 거리다. 척추부터 고관절까지 성한 곳이 없다. 열여덟 살에 당한 사고 후유증이 평생 나를 따라다녔다. 지팡이에 의지해 한 ..

◇ 삶의 모습 2020.06.12

이어령 박사,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배웠네"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배웠네" ====================================================================== "이번 만남이 아마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 이어령 선생이 비 내리는 창밖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주에 보기로 했던 약속이 컨디션이 안 좋아 일주일 연기된 터. 안색이 좋아 보이신다고 하자 "피에로는 겉으로는 웃고 속으로는 운다"며 쓸쓸하게 웃었다. 품위 있게 빗어넘긴 백발, 여전히 호기심의 우물이 찰랑대는 검은 눈동자, 터틀넥과 모직 슈트가 잘 어울리는 기개 넘치는 한 어른을 보며 나는 벅참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살아생전, 이어령의 회갑연에서 두 장의 그림을 그려주..

◇ 삶의 모습 2020.06.12

천상병 시인, 『귀천』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소풍이다. 즐거운, 그저 즐겁기만 한 소풍. 세상을 사는 것이 무슨 소풍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육신을 입고 태어나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자연과 사회 속에서 사람으로서 희노애락의 다양한 경험을 누리며 살아가는 경험은 소풍이라고 칭해도 어색하지가 않다. 돌아갈 곳을 잊지않고 이 세상을 살며 나를 반겨주실 분의 품을 잊지않고 살다가 마침내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숨..

◇ 삶의 모습 2020.06.12